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적 Pirate May 12. 2024

"남자가 능력이 안되니 육아를 하겠지"라는 말을 들었다

안녕, 처제들♡ 기쁘고도 즐거운 일요일이 왔군. (^_^)ㅋ

날씨도 좋으니 아이들과 나가서 놀 준비들은 다들 됐어? 아이들과 세상을 좀 즐겨보자고.♡ㅋ


오늘은 내가 육아를 할 때,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던 사람들의 얘기를 한 번 해볼까 해.


난 첫째 때부터 아이들을 돌볼 때마다 바깥 활동을 꽤 많이 하는 편이었어. 

일단은 내가 무척 답답했거든.ㅋ

그래서 동네 놀이터나 공원, 산책로에 자주 나갔었지. 그런데 그럴 때마다 주위 어르신들이 하나같이 다들 한 마디씩 하시더라고.


어르신 : "아니. 아빠가 왜 이 시간에 여기에서 이러고 있어.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맡기면 되지. 남자가 돈을 벌어야지 대체 어떻게 하려고. 엄마가 대신해서 벌고 있는 거야? 그걸로 돼?"


'뭘, 어린이집에 맡기라는 말들을 저렇게 당연하게들 하지?'


역시나 궁금한 건 못 참는 우리나라의 어르신들이지.ㅋ 그렇다고 해서 구구절절하게 설명하면 절대로 안돼. 그날 그곳에 있는 어르신들의 이야깃거리로 전락되기 싫다면 말이야.(-ㅅ-)ㅋ


나 :  "이미 생활할 만큼 충분히 벌고 있어요. 말씀 감사합니다."

라고 얘기를 하고서 그 자리를 얼른 벗어나 버리지.ㅋ


난 이 얘기를 첫 육아를 하고 나서부터 몇 년 동안 틈만 나면 계속 들었어. 

그때만 해도 아이를 계속해서 돌보는 아빠는 거의 없었으니까. 게다가 그동안 아이들이 4명이나 태어났으니 아주 실물 나게 들었지.ㅋ

이제는 동네 어르신들이 우리를 거의 다 알기 때문에 이젠 아무도 물어보진 않아. 아마 서로 간에 얘기들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ㅋ 이제는 마주치면 "아이들이 정말로 많이 컸네."라는 말들만 하셔.


하지만, 우리 가족을 잘 몰랐던 처음엔 아까처럼 말들을 하시면서 육아를 계속하고 있는 나를 한심한 듯이 쳐다보는 어르신들도 꽤 많았지. 그리고 이건 할아버지들이 더욱 심했어.ㅋ


'남자가 능력이 안되니 엄마 대신 육아를 하겠지.'라는 말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어르신들도 있었지. 하여간 이런 분들 때문에 모든 어르신분들이 한꺼번에 욕을 먹게 된다니까. 한 세대로 묶여서.(-ㅅ-)ㅋ

 

뭐 그게, 그분들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런 생각과 사고방식들이 지금 우리의 사회 분위기를 말해주고 있는 거니까. 어르신들은 상대가 앞에 있어도 입 밖으로 나오는 게 다를 뿐이지.ㅋ'



그런데, 그중에 딱 한 분만은 좀 달랐어.

그 할머니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줬었지.


할머니 : "아유~, 아빠가 고생이 많네. 어떻게 아이들을 돌 볼 생각을 다 했어. 계속 지켜봤는데 애들도 참 잘 보네.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는 이게 제일 잘한 일이 될 거야. 아이들은 이런 것들도 다 기억한다니까. 아빠가 정말로 대단하네. 대단해~. 정말로 멋져."


 : "감사합니다.(-ㅅ-)v"


그 할머니는 내가 아이 둘을 데리고 나올 때도, 셋째가 태어나 셋을 데리고 나올 때도, 넷째가 태어나 넷을 데리고 나올 때도 늘 한결같은 말들을 해줬지. 새로운 아이를 데리고 나올 때마다 늘 놀라워하면서 말이야.ㅋ

넷째를 처음 봤을 때는 그건 또 뉘 집 애냐고, 대체 언제까지 낳을 거냐고 농담을 할 정도였지.(-ㅅ-)ㅋㅋㅋ

그분은 지금도 가끔 마주치면 서로 간에 인사를 하면서 지나가고는 해.


그럼, 육아를 하는 나를 볼 때마다 한심한 듯이 쳐다보면서 서로 비웃기까지 했던 어르신들은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무척 궁금하지 않아? (-ㅅ-)ㅋ


그분들은 지금도 술만 먹으면 서로가 다투고, 욕을 해대고, 서로를 헐뜯으면서 지내고들 계셔.

그렇게 맨날 싸웠다가도 어느 날은 또 서로 붙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계시더라고.(-ㅅ-);;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렀는데도 그분들은 변한 게 없지. 그런데, 요즘은 누가 신고를 했는지 이제는 모여서 술들은 안 드시더라고. 원래 공공장소에서 음주는 불법이니까.(-ㅅ-)ㅋ 

물론 내가 그런 건 아니야. 난 어르신들의 소소한 행복을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거든.ㅋ


난 수 년동안 그분들이 자녀나 손주들을 데리고서 함께 나와서 노는 모습들을 본 적이 없어.

진짜로 단 한 분도 본 적이 없었지.


늘 혼자 외로이 들 계셨기 때문에 항상 그렇게들 모여 계셨어. 

그렇게 한데 모여서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을 보며 본인들의 이야깃거리로 삼고는 하셨지. 아마 처제들도 동네마다 이런 분들 꽤 계시지 않아? ^^ㅋ 

어르신들이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은 게 문제이기도 해. 그렇다고 눈에 보이는 사람들을 평가하고 이야깃거리들로 삼는 건 아니겠지. 역시나 나이 들수록 성숙해져야 하는 필요성을 느껴.


그분들은 그랬었지만 나에게 다른 말을 해주셨던 그 할머니만은 좀 달랐어.

그 할머니는 해가 질 때쯤이면 가끔 아들처럼 보이는 분이 할머니를 모시러 왔었지. 그리고는 함께 집으로 가고는 했어. 그리고 며느리, 손주들하고도 자주 놀이터나 공원, 산책로에 나와서 함께 하루를 보내는 모습들을 자주 봤었지.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손주들도 이제는 제법 많이 컸어. 이제는 나와 할머니가 서로의 아이들을 보면서 놀라워할 정도지.(-ㅅ-)ㅋ


난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어느 글에서 읽었던 구절이 이해가 됐어. 대충 이런 식의 내용이었어.

부모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으며, 많은 추억을 함께 했었던 자녀들은 절대로 부모를 멀리하지 않는다.
 
그 무엇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자녀들은 어느새 나이가 들어 늙어가는 부모님을 보면서, 이제는 자신이 도움이 되고자 늘 가까운 곳에 있으려 한다.


나를 한심하게 보던 그 어르신들은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어. 지금도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도 흐뭇한 미소들을 보이곤 하시지. 다들 아이들이 잘 컸다고 한 마디씩 하시면서 말이야.


아마 그분들도 나의 네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들이 있으셨겠지.

아이들이 '돈'으로만 잘 크는 게 아니라는 걸.
아이들을 키울 때, '돈'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말이야.

아빠가 일에 '올인'을 하지 않았는데도, 4명의 아이가 10년 넘게 잘 크고 있는 걸 보면서 말이지.


요즘 저출산, 고령화의 시대가 되어가면서 자주 뜨는 키워드들이 있어. 

< 늘어나는 요양원 / 독거노인 / 고독사 >


자녀들이 늙어버린 부모님을 보살피지 않고서, 남들에게 맡겨버리거나 방치해 버리는 '사회 분위기'들은 과연 누가 만들어낸 것일까?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겪고 있는 상황들을 한 번 살펴보면 난 이해가 되던데.

< 어린이집 / 유치원 / 학교 / 학원 / 대화단절 / 상처 주는 말 / 무관심 /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며 키워줬으니 난 할 일 다 했음 / 성인이 됐으면 이제 알아서 해 / 방치 / 방관 / 상처 / 불행 / 다 귀찮 / 나 역시 책임지기 싫음 >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배운 대로,
그렇게 학습하고 습득한 대로, 실천을 하고 있는 것뿐이지.


'아주 섬뜩하지.'(-ㅅ-)ㅋ



내가 능력이 안 돼서 육아를 한다고? (-ㅅ-)?
육아를 계속하는 내가 한심해 보인다고? (-ㅅ-)ㅋ


능력이라는 것을 오로지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것으로만 한정 짓는, 그런 개념들이 아주 우스운 거지.

이 세상에서 능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나무에 오르는 능력으로 물고기를 판단한다면, 그게 과연 옳은 걸까?'

'물속에서 헤엄치는 능력으로 원숭이를 판단한다면?'


아빠의 능력을 왜 하나로만 판단을 하지?

아빠의 능력이라는 게 오로지 돈만 많이 벌어다주면 되는 거였어?

그러면, 왜 자녀들은 나중에 아빠들과 그렇게들 사이가 좋지가 않지? 아내들은 또 왜 그렇고? 

우리나라의 아빠들은 다들 최선을 다해서 돈을 벌어다 주고 있는데도 말이야.


난 지금도 아내보다는 돈을 더 벌지는 못하고 있어. 

물론 아내는 나의 몫까지 돈을 버는 일에 더 집중을 하고 있고, 나 역시도 아내의 몫까지 육아와 교육, 가정에 더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


'그렇다고 내가 과연 능력이 없는 아빠일까?'


만약 그렇다면, 난 벌써 가족들에게 소외를 당하거나 버림을 받았을 거야.

하지만, 난 아직까지도 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중이지. 


아이들은 여전히 다른 아빠는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고, 아내마저도 내 건강을 챙기고 내게 모든 것들을 상의하면서 의지할 정도야.


이런 일들이 가능한 건, 난 돈을 더 벌 수 있는 능력은 잠시 아내에게 맡겨놓고 지금은 내게 있는 또 다른 능력들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지.

그 어떤 아빠들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능력들을 난 매일마다 발휘하고 있다고.(-ㅅ-)v


부모의 능력이라는 건, 대체 뭘까?


'처제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오늘도 처제들에게 고민할 만한 한 가지의 의문을 남겨두고서 글을 마치도록 할게.ㅋ


얼른 아침 식사들을 하고서 아이들과 간식들을 싸들고 나들이라도 가보자고!  

오늘도 아이들과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길 바랄게~♡ 다음에 또 봐~! (^3^)*


[ 사진출처 : pixabay ]

[ 16화에서 계속... ]

이전 14화 14년 전 그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 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