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삶을 꿈꿨다. 혹은 적어도 완벽한 삶을 꿈꾸는 태도를 지향했다. 크지 않아도 반듯하고 정돈된 집, 목표를 향해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직장생활, 똑똑한 머리보다 인성을 갖춘 아이들..
2024년의 마지막 날, 둘째의 방 창문 틀에 검게 핀 곰팡이를 마주했다. 사실 이미 알고 있었다. 창 틀의 곰팡이까지 정성스럽게 다룰 의지가 없었다. 그나마 연말에 며칠 짬이 난 까닭에 그게 보였고, 적당히 닦아낼 수 있었다.
집이 내게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닐까. 인생이란 완벽할 수 없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차가운 표면을 만나면 물이 맺힐 수밖에 없다. 그 지점은 곰팡이가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이 된다. 내가 살뜰히 집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곰팡이는 계속해서 그 자리에 필 것이다. 그런 지점은 나의 인간관계 속에, 나의 가족 안에, 나의 직장생활과 돈이 오가는 자리에도 있을 것이다. 나는 내 여력이 되는대로 그 지점을 관리하고 청소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
올해 12월, 나는 팀장이 되었다. 이 팀 또한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힘을 조금 빼고 내가 책임질 것들을 마주하기로 한다. 대충 하려는 것이 아닌, 최선을 다하되 완벽하길 바라는 강박 가운데에 내 스스로를 갈아 넣지 않는다는 태도의 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