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가 만든 허상의 나를 놓아주는 법
나는 자기개발서를 좋아한다.
그 안에는 무언가 새로운 가능성이 담겨 있는 것만 같고,
한 문장 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보다 나은 내가 되어 있을 것만 같다.
가끔은 기대를 넘는 좋은 책을 만나기도 한다.
애덤 그랜트의 책처럼, 단단한 학문적 바탕 위에 쌓인 사유는 늘 나를 자극하고 흔든다.
하지만 요즘엔 한 가지 의심이 생긴다.
정말 내가 성장하고 싶어서 읽는 걸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조급함에 밀려 읽고 있는 건 아닐까?
스마트스토어, 블로그, 유튜브, 자동화 수익, 디지털 노마드.
월 천만 원의 수익, 여행과 업무를 병행하는 자유로운 일상.
이 모든 키워드는 어쩌면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끊임없이 알고리즘은 그들을 보여준다.
그러고 나면 당연하게 드는 생각—나는 왜 그렇게 못 살고 있을까?
지금의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장면들을 보고 나면 마음이 어딘가 허전해진다.
별문제 없던 나의 하루가 괜히 작고 무의미해 보인다.
그 순간, 내가 스스로에게 물었던 말이 있다.
“혹시 나는, 괜찮은 지금의 나를 스스로 소모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
자기개발은 분명 필하다.
더 나은 나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나아감’이 현재의 나를 깎아내리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불행하지 않다.
물론 지금 이 삶이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단지 다른 사람의 서사와 비교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장을 위해 나를 자꾸만 부정하게 된다면, 자신을 불행하게만 바라보면서 스스로를 망치는 행동이다
좋은 자기개발은 나를 부정하지 않는다.
과거의 나도, 지금의 나도 그 자체로 의미 있다 말해준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여전히 배우는 중이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내가 무가치한 건 아니다.
조금씩 쌓아온 나의 시간과 선택을 소중히 여기는 것,
그게 진짜 자기개발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나 자신의 오늘도 충분히 괜찮다.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만의 속도와 기준으로 살아가는 법을 이제는 배워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