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심리만만 2화. 이럴 땐 어떻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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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일하고... 일하고 사랑하라, 그게 삶의 전부다."
"Love and work... work and love, that's all there is."
지그문트 프로이트 Sigmund Freud
굳이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이자 현대 심리학 및 심리치료와 정신의학의 대부로 알려진 프로이트가 남긴 명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사람들 사이의 관계, 그중에서도 특히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그만큼 “사랑”이란 인간의 희로애락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만큼 갈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인 과정을 보자. 우선은 호감과 좋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를 설렘이라고도 하고, ‘콩깍지’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오래가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일이년이 지나서도 처음의 격한 설렘과 흥분이 계속 유지되는 경우는 드물다. 게다가 소위 ‘가족끼리는 그러는 거 아니야!’라는 말로 대변되듯이 10년 이상의 결혼 생활을 유지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정으로 산다!’고 표현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그럼 과연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가?
① ‘저는 한눈에 반해버리는 사랑을 원합니다. 딱 보면 알 수 있어요. 한 번에 내 마음을 사로잡으니까요!’
② ‘저는 친구와 같은 사랑을 원합니다. 평생을 함께 하고 동반자로서 지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합니다.’
③ ‘저는 사랑은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해 믿음이 있어야 하며, 서로 책임지고 감당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열정적이고 뜨거운 불과 같은 사랑’(①번)이 있는가 하면, 이보다는 ‘편안하고 친밀함을 추구하는 친구와 같은 사랑’(②번)도 있다. 또한 남사친이나 여사친과는 달리 ‘서로에 대해서 책임지고 감당하고자 하는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는 사랑’(③번)도 있다. 이렇듯 사랑에는 다양한 색깔이 있다. 이를 ‘사랑의 삼각형 이론’(Robert Sternberg)이라고 한다. 즉, 사랑이란, 열정(Passion), 친밀함(Intimacy), 그리고 관여(혹은 신뢰/Commitment or Trust) 등의 요소로 구성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사랑의 3가지 핵심요소 및 이 핵심 요소들의 조합으로 인하여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나타난다. 우리가 말하는 전형적인 낭만적 사랑(romance or eros)은 바로 열정과 친밀감 두 가지에 초점을 둔 사랑의 형태이다. 설렘과 흥분성을 기반으로 하여 점차로 깊이 있는 관계 속으로 빠져드는 사랑관계이다. 이에 반하여 열정에만 초점을 둔 사랑을 유희적 사랑(Ludus)이라고 하며, 사랑이 주는 자극적인 즐거움과 쾌락을 중시하는 것이다. 소위 사랑으로 뜨겁게 불타오르는(?) 그 느낌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다. 반면에 친밀감만을 중시하는 경우에는 과연 이것이 사랑인가 하는 의심을 가지게 된다. 왜냐하면 우정과 무척 헷갈리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랑은 그 초점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서 매우 다른 형태와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 정답이며, 그 모두가 다 사랑이다. 단지 사랑의 색깔이 다르고 강조하는 내용이 다를 뿐이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feat. 유지태 in ‘봄날은 간다’)에 대한 대답은 “응! 사랑은 변하는 거야!! 몰랐어?”(feat. 노박사 in 심리만만)가 맞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비합리적 신념 중 하나가 ‘사랑은 영원하다’이다. 사랑은 영원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사랑은 대표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며, 앞서 말했던 열정, 친밀, 그리고 관여와 신뢰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 대신에 “끊임없이 변화하고, 항상 새로운 색깔과 내용으로 가득한 것”이 사랑이다. 즉 사랑하는 사람 간의 관계가 지속되고 둘 간의 추억과 경험이 쌓이며 관계가 깊어질수록 그 내용과 양상은 매우 달라진다. 대표적인 예는 ‘열정’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우며, 초반의 설렘 단계(짧은 경우 1~2달, 길어도 2~3년가량)가 지나가면 감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에 ‘친밀함’이나 ‘관여/신뢰’는 시간이 경과하면서 증가된다. 그래서 단기간에 헤어지는 커플은 큰 심리적 상처를 받지 않으며, 다른 설렘을 주는 대상자를 만나면 금방 대치가 된다. 반면에 오랜 기간 동안 서로 ‘관여’하여 ‘친밀감’을 형성한 커플은 헤어지기도 힘들고, 헤어진 후에도 후유증이 오래간다.
즉, 사랑은 변하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사랑의 총량은 일정하거나 아니면 계속 늘어나지만 사랑을 채우는 구성요소나 초점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열정’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열정’이 줄어드는 느낌을 ‘사랑이 식었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열정’과 ‘친밀’을 모두 중시하는 사람은 ‘사랑이 더욱 깊어진다’고 느낀다.
‘설렘이 없는 우리 관계’라는 의미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아예 처음부터 두 사람이 모두 친구와 같은 사랑(즉, 친밀성 혹은 관여)을 원하고, ‘열정’ 같은 사랑의 속성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두 사람이 원하는 사랑의 형태가 딱 맞기 때문이다.
만약에 한쪽이라도 ‘열정’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면 이 관계는 끝날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사랑=only 열정(설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너는 나랑 사랑하지 않는구나!’, 혹은 ‘너에 대한 사랑은 식었어!’라고 말하며, 새로운 열정을 느끼게 해주는 상대를 찾아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초반에는 충분히 설렘과 흥분이 있었으나(즉, 열정), 시간이 경과하면서(혹시 최소한 2년 이상된 커플이라고 하면) 이런 설렘과 흥분이 가라앉은 경우라면 이 또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두 사람 모두 사랑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 두 사람이 이와 같은 변화를 충분히 수용하고, 설렘을 대신할 다른 사랑의 요소들(즉, 친밀함이나 믿음)로 만족하고 있다면! 그렇다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특히 친밀함이나 믿음은 쉽게 깨지는 사랑의 속성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더욱 공고해지고 두터워지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다. 이를 ‘사랑이 깊어진다!’고 말한다^^
‘열정’이나 ‘설렘’, 그리고 ‘흥분성’ 등과 같은 사랑의 속성도 당연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로 인해 초반에 두 사람이 ‘특별한 관계’가 되거나 ‘단기간에 관계가 깊어지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특별하고 깊은 관계는 이후의 사랑 요소들이 점차로 쌓여가기 위한 탄탄한 기반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도 365일 내내 먹는다고 생각하면 질리지 않겠는가? 혹은 그 만족도가 점차로 떨어지지 않겠는가?(한계 효용의 법칙!) 충분히 오랜 기간 동안 사랑하는 사이로 지냈다면 사랑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좋다. 대신에 가끔씩 초반의 설렘과 흥분을 되살릴 수 있는 이벤트나 선물, 그리고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여행이나 기억들이 다시금 ‘설렘’을 되살려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더욱더 예쁘고 즐거운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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