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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Dec 25. 2019

엄마, 학교에 처음 가는 기분이 어떤지 알아?

행복한 엄마, 그리고 행복한 아이. Schooling의 과정

Photo by kyo azuma on Unsplash



제목. 엄마, 아빠, 학교에 처음 가는 기분이 어떤지 알아? (Feat. 아이의 입장)

부제. 처음으로 학부모가 되는 엄마와 아빠를 위한 조언



Schooling이란 아이에게나 부모에게나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본격적으로 세상과 교류하는 제대로 된 시작에 해당하며, 부모에게는 세상에 나가는 자녀를 보면서 뿌듯함과 더불어 자녀에 대한 걱정과 함께 학부모로서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물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같은 중간 과정들이 있기는 하나 초등학교라는 공식적 공교육과는 그 형식이나 내용에서 차이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새로운 도전 앞에서 과연 (연령 상, 그리고 인지능력 상 충분히 자신의 상태와 느낌을 설명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느끼는 심정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항상 중요합니다. 물론 아이의 성격에 따라서 혹은 부모의 양육 스타일에 따라서 개별적 사안들은 다를 수 있으나 아이들의 입장에서 일반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과정을 알아야 합니다.



1. 첫 경험은 공포다. 


'엄마, 학교는 교문에서 교실까지 너무 멀어..ㅠㅠ'

'아빠, 학교에 무서운 형들이 많아.. 나보고 '너, 이리 와 봐!' 하는데 정말 무서웠어 ㅠㅠ'

'나 학교 가기 싫어, 나 그냥 유치원 다니면 안 돼? ㅠㅠ'


간단히 요약해서 결론부터 말하면 학교에 대한 첫 경험은 보통 공포이다. 물론 유치원을 졸업하고 더 높은 수준(?)으로 성장한다는 의미가 있겠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것은 그리 크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초등학생이 된다는 설렘과 기대도 있을 것이나 새로운 상황에 대한 불안감과 긴장, 그리고 닥쳐올 현실에 대한 두려움 등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아이의 입장에 초점을 두어 집중해서 공감을 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얼마 전까지 다니던 유치원 생활을 생각해보자. 노란색 유치원 버스가 집 앞에까지 오며,  버스에 타는 순간 유치원 선생님이 반갑게 이름을 불러주면 반겨준다. 그 안에는 이미 상당 기간 동안 동고동락(?) 했던 친구들과 더불어 나를 '형'이나 '오빠', '누나'나 '언니'라고 부르는 귀여운 동생들이 가득하다. 버스에 내려서도 이쁘장하게 꾸며놓은 유치원 건물까지 몇 걸음 되지 않아 들어갈 수 있으며, 그 안에서는 최고참 '대빵'으로서의 하루가 시작된다.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는 순간, 학교까지 걸어가거나 아니면 엄마나 아빠가 직접 데려다줘야 한다. 게다가 학교 정문에서 건물까지의 거리는 왜 이렇게 긴지... 게다가 건물은 유치원 건물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직사각형의 건물이며, 그 모양새는 유치원 건물과 비교하면 딱딱하기 그지없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은 어떤가? 입구부터 반갑게 맞이해주던 선생님들은 찾아볼 수도 없으며, 오히려 큰 덩치의 선배(?)들이 가득하다. 게다가 그 선배들이 '짜식 귀엽네, 이리 와 봐~'하는 순간 움찔하는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2. 험난한 적응을 거친다.


엄마. '오늘 학교 어땠어?'

자녀. '몰라(약간 울먹이며..)' (자녀의 속마음. '오늘 너무 고단해. 하루 종일 긴장하고 눈치 보느라고 너무 피곤해. 선생님도 너무 무섭고 안 친절해ㅠㅠ 게다가 선배들이 자꾸 와서 건드리는데.. 무서웠어..ㅠㅠ 그중에 어떤 형은 키가 아빠만 했어ㅠㅠ')

엄마. '몰라가 뭐야, 초등학생 되니까 좋지? 선생님들도 좋고, 공부도 재미있고^^ 우리 수빈이 초등학생 돼서 좋겠네~'

자녀. '......' (자녀의 속마음. 어.. 초등학생이 되면 좋아야 하는 건가? 근데 나는 왜 이렇게 무섭고 싫지?ㅠ 내가 이상한 건가? 나는 선생님도 무섭고 공부도 훨씬 더 힘들던데..ㅠㅠ)


초등학교를 비롯해서, 중고등학교를 거쳐 사회생활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초등학교란 아직도 순수하고 재미있기만 한 세상의 쓴맛이라고는 전혀 없는 곳이라 생각할 수 있다. 아마도 초등학교 3-4학년만 되어도 이런 느낌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들에게는 그것은 나중의 이야기이며, 현재는 헤쳐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험난한 생존의 장일뿐이다.


이들이 적응해야 하는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물리적 환경'이다. 유치원에 대비되는 학교 건물이나 위치(싸늘하게 생긴 학교 건물과 집에서 멀고 버스가 오지 않음 등)에 우선 적응해야 한다. 두 번째는 사람들에 대한 적응이다. 사람에 대한 적응은 3가지 차원이 있는데, 그것은 '친구', '선배', '선생님'이다.


학교는 보통 유치원에 비하여 인원수가 많으며, 교실의 상황이나 분위기가 그리 우호적이지 않으며 (유치원에 비하면) 과제 중심적(?!, 즉 학습을 위한 특화된) 분위기이다. 그래서 이전과 같은 친구들과의 우호적 교류나 활동이 쉽지는 않다. 또한 유치원의 경우에는 선배와 후배 간에 신장 차이나 활동 내용 상 보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나 학교는 그렇지 않다. 초등학교 4-5학년이면 벌써 사춘기에 들어선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우리 엄마나 아빠 사이즈(?)의 체격을 가진 선배들도 많다. 이들과의 교류는 유치원 때의 선후배 관계와 비교하여 매우 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차이는 선생님의 역할과 행동이다. 물론 유치원도 학습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아이들의 연령이나 수준이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분위기가 지지적이고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학급 당 인원수도 많으며, 명백하게 학습이 기본이 되는 학교에서는 선생님에 대한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작년에 6학년 담임을 하셨던 선생님이 담임을 맡는 순간....  



3. 세상의 축소판이 시작되다.


지금까지 이 글을 읽은 소감은 무엇인가? '대체 무서워서 학교를 어떻게 보내지?', '에이, 저 정도이겠어?', '나는 안 그랬는데..', '우리 큰 애는 잘 적응했는데..'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세상 어떤 일이라고 하더라도 초기 적응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 없다. 아마도 당신은 초보 부모로서의 초기 적응 과정 상의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고 이제 학부모의 단계가 돌입하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당신의 자녀는 이미 어린이 집에 처음 갔을 때에도 유사한 경험을 하였으나 이를 극복하고 이겨냈을 것이며, 이제 당당하게 초등학생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아빠. '수빈아, 너 학교 처음 갔을 때 기분이 어땠어?'

딸. '그걸 어떻게 기억해? 내가 천재야?'

아빠. '그때 무섭지 않았어? 선생님도 그렇고 선배들도 그렇고?'

딸. '헐.. 그때가 무서우면 나중에 세상을 어떻게 살아! 그래도 초등학교 선생님이 제일 착하고 잘해줬지. 그리고 선배들도 그때가 제일 잘 도와줬지..^^'


이미 대학생이 된 딸에게 초등학교 처음 갔을 때의 느낌에 대해서 질문을 하였을 때, 우리 딸의 반응이었다. 이미 그런 아픈 기억은 까맣게 다 잊고 좋은 추억과 기억들로 그 시간들을 채우고 있었다. 사람이란 나이를 먹으면서 혹은 성장과 발전을 하기 위해서 그만한 고통과 과정을 극복하고 이겨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무서워 이를 피한다면 그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지도 못하는 것이다. 당신도 학생으로서, 그리고 직장인으로서, 그리고 부모로서, 그리고 학부형으로서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부여받았을 것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해결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겠는가? 당신의 자녀도 세상에 태어났을 때부터, 그리고 두발로 땅을 딛고 서서 돌아다니면서, 그리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면서 항상 쉽지 않은 적응 요구와 과제를 부여받았을 것이며, 이를 잘 극복하고 여기까지 성장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4. School Refusal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방법


새로운 도전으로 인한 적응 요구나 관련된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이와 같은 스트레스는 성공과 적응의 그림자와 같다. 아무런 스트레스나 문제없이 성공을 이루는 일이 있던가? 오히려 부모의 역할은 이와 같은 입장을 이해하고, 이를 잘 극복하고 이겨내도록 지원해 줌으로써, 보다 성공적이고 발전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던가?


가끔 부모들이 School Refusal로 나를 찾는 경우들이 자주 있다. 실제로는 초등학교보다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문제로 오는 경우가 더 많다. 대부분은 이런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 답답하게 생각하거나 너무 큰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가기 싫은 게 정상이다. 단지 그에 적응하는 과정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오히려 별문제 없이 잘 적응했다면 관련된 스트레스나 심리적 어려움을 잘 극복한 훌륭하고 적응력 있는 자녀인 것이다.


이와 같은 학교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이 있다. 이번 주말부터는 자녀가 입학할 학교까지 산책을 하거나 혹은 그 학교 운동장에 가서 노는 횟수를 늘려라. 단 '수빈이가 이 학교에 다니게 될 거야!' 등 부담을 줄 수 있는 말을 삼가고 그냥 재미있게 노는 데에만 집중하라. 그래서 통학로와 학교 자체에 대한 친숙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또한 이제는 유튜브나 TV프로를 보더라도 초등학생용 프로그램을 보게 하라. 그래서 사이즈가 좀 큰(?) 어린이들에 익숙하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입학 후 6개월 정도는 절대적으로 지지적 관점에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한다! 이 시기는 아이가 무사히 학교를 다녀온것만 해도 칭찬받아 마땅한 시기이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수많은 장애와 난관을 이겨내고 잘 적응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중요한 것은 School Refusal이라는 결과 자체에 초점을 두지 말고, 이런 행동을 보이는 자녀의 심리적 상태와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고려하여 이와 같은 문제들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부모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것이다. School Refusal이라는 행동 자체에만 초점을 두어 자녀를 비난하거나 혼낼 문제가 아니며, 무조건 극복하고 이겨내라고 다그칠 문제만도 아니다.




보통 '(자녀) 심리검사를 언제 받아야 하나요?'라고 질문을 받으면, 7세, 4학년, 6학년, 중학교 3학년이나 고1 정도라고 말해드립니다. 그 이유는 이 시기들이 모두 큰 변화를 앞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7세는 공식적인 Schooling을 앞둔 시기이며, 초등학교 교과과정 상 4학년을 넘어가면서 공부의 난이도와 양이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6학년은 (초등학교와는 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새로운 도전인 중학생이 되기 전 단계이며, 중3이나 고1은 진지한 적성과 능력을 평가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죠.


이나저나 인생은 새로운 도전과 그에 대한 적응, 그리고 그 과정을 극복하고 이겨낸데 따른 성공과 발전의 연속입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것은 세상의 축소판으로서 제대로 된 진지한 도전의 시작입니다. 과연 이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부모는 평가자요 판단자가 아닙니다. 잘하고 잘못했음을 판정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사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의 심리적 상태와 과정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튼 이 글을 읽는 초등학교 입학 예정 부모님들께 우선은 제대로 된(?) 학부형이 되심에 대해서 축하드립니다^^ 물론 나름대로의 고초와 어려움이 있겠지만, 후일 아이가 잘 자라서 학교에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것을 보면서 뿌듯해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단, 아이들이 그것을 알아주지는 않습니다ㅠ) 분명한 것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입니다. 당신도 초보 학부형이기 때문에 100% 잘할 수만은 없다는 점부터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학부형~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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