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인스타소설

by 은상

“천정에 방음 공사를 하면 층간소음에 효과가 있나요?”

오늘 인터리어 공사 견적을 내러 A아파트에 갔을 때 들었던 질문이다.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솔직히 비추천합니다. 층간소음이란 게 벽을 타고 오기도 하거든요. 위층 바닥을 공사하면 모르겠지만, 천정 공사로는 글쎄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 효과는 있다는 거죠? 그러면 해주세요.”

집주인은 층간소음에 민감한지 별 효과가 없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하기로 했다.

나중에 부동산에서 말을 전해들었는데, 그럴 만도 했다.

이 집에 전에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층간소음 문제로 위층과 다투다가 그만 남편이 윗집 남편과 부인인에게 칼부림을 했고, 부인은 그만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했다.

위층은 아직 빈집이었고, 아래층에 저렴하게 새 주인이 들어온 상태였다.

새 주인은 자기 집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하는 것일 테다.

천정에 방음 공사를 하려면 천정을 일단 뜯어야 한다. 콘크리트와 천정 합판 사이에 흡음제를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사 현장에는 주인도 나와 있었다.

“어? 여기 스피커가 들어 있네요?”

천정 위에 스피커가 설치돼 있었고, 난 주인에게 그 사실을 말했다.

“요즘 층간소음 때문에 스피커로 보복한다고들 하더니 그런 건가 보네….”

주인은 안됐다는 듯 혀를 끌끌 찼다.

난 스피커를 보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 스피커 좀 이상한데요?”

“뭐가요?”

“보복 스피커면 위쪽을 향해 있어야 하는데, 이건 아래쪽을 향해 있어요. 이러면 소리가 아래쪽으로 나지 위쪽으로 거의 안 나요.”

“그거 이상하네요, 제가 듣기로 여기 부인이 층간소음 때문에 거의 노이로제 증상을 보여서 참다 못해 남편이 몇 번을 위층을 올라갔다고 해요. 그런데 위층이 자기는 그런 일 없다고 딱 잡아떼서 화가 많이 났었대요. 그러고는 소음이 날 때 마다 싸웠대요. 이웃끼리 소음 날 일 있으면 미리 말하면 되지, 잡아떼면 솔직히 화가 나거든요.”

“부인이 노이로제 증상을 보여서 남편이 화가 났다고요?”

난 스피터를 제거하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전 주인들 부부 사이는 좋았대요?”

“모르죠, 그저 전해 들은 이야기라….”

내가 탐정은 아니지만 추리가 머릿속에서 돌아가도 있었다.

내 추리는 이렇다.

위층에서 어느 정도 소음은 냈을 것이다.

평소 욱하는 성질 때문에 다툼이 잦던 부인은 이 점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남편 몰래 천정에 스피커를 설치했다.

그리고 남편이 집에 오면 각종 노이로제 증상을 연기하며 스피커를 틀었을 것이다.

남편 귀에도 소음이 들렸을 것이고 남편이 뛰어올라갔을 것이다. 윗집은 당연히 부인했을 것이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분명 사달이 날 것이라고 부인은 기대했을 것이다.

윗집 사람이 남편을 어떻게 하든, 남편이 윗집 사람을 어떻게 하든 남편의 귀책으로 헤어질 수만 있다면 큰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자, 스피커 해체는 끝났습니다. 이제 천정을 뜯어야 하니 주인 분께서는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

난 이 추리를 입밖에 내지는 않을 것이다.

난 그저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일 뿐이니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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