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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상 Nov 20. 2024

정직한 마음

인스타소설

정직한 마음

- 은상’s #인스타소설



난 킬러다.

아니, 킬러는 고급스러워 보이니 청부살인업자라고 부르면 될까?

그것도 별로면 그냥 돈 받고 사람 죽여주는 양아치, 쓰레기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어차피 지금 내 머리에 총구를 들이밀고 있는 여자가 앞에 있는 상황에서 내가 뭐라고 불리든 크게 상관은 없다. 

호칭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생각나는데, 난 나를 아저씨라 부르는 사람은 살려줬고, 오빠라고 부르는 사람은 죽였다.

나를 아저씨라는 부르는 사람들은 나한테 얻으갈 게 별로 없는 사람들이었다.

오히려 나한테 줄 게 있는 사람들은 눈치를 보지 않고 아저씨라고 불렀다.

아저씨, 이것 좀 해봐. 저것좀 해봐.

그러고 나면 대가를 주었다.

반면 오빠라고 부르는 사람은 나에게 원하는 게 있는 사람들이었다.

술집에 가면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오빠, 오늘 좋아 보인다.

이렇게 말하면 나에게 돈을 원하는 것이다.

나한테 희생되었거나, 혹은 살아난 사람들은 왜 자신들의 운명이 바뀌었는지 모를 것이다.

난 정직한 사람이 좋다.

그래서 오빠라고 부르는 사람이 싫다.

사람이라면 모두 정직한 사람을 좋아한다.

어떤 사연 때문에 나를 죽이려 하는 건지는 몰라도 지금 내 머리에 총구를 들이밀고 있는 이 여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난 이 여인을 ‘아줌마’라고 부르기로 했다.

정직하게.

“어떤 일 때문에 나를 죽이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줌마…….”

꽝!

총소리가 울려퍼졌고, 어깨가 사라지는 듯한 통증이 밀려 왔다.

“얻다 대고 아줌마래, 이 미친놈이!”

여자가 소리쳤다.

난 실수를 깨달았다.

“그럼 어, 어 언니……?”

여자의 눈빛을 보고 내가 틀렸음을 알았다.

그럼 아가씨라고 부르는 게 정답이었을까?

여자는 가차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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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짧은 꽁트입니다.

여성분들! 뭐라고 부르면 살려주시겠습니까? �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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