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진수 쓰나미

0.0000000000……1은 어디로 갔는가

by 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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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진수 쓰나미

- 은상’s #인스타소설



“안녕.”

“안녕.”

우리는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 말고도 여기는 엄청나게 많은 회원들이 모여서 사교활동을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피자를 세 조각으로 나누고 남은 조각’의 모임에 오신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렇다. 우리는 피자를 세 조각으로 나누고 남은 조각들이다.

이해가 안 간다고? 그러면 피자 하나를 정확히 3등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떠올리면 된다.

피자 조각을 0.3333333333333333……으로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공평하게 피자 조각이 돌아간다.

그런데 이 피자 조각 세 개를 모으면 0.99999999999……가 된다.

눈치채셨는가? 그렇다 남은 0.0000000000……1이 바로 우리다.

전 세계에서 수없이 사라지는 0.0000000000……1들이 모여 하나의 1이 될 때까지 화합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어떤 이는 우리의 존재를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마 우리가 모여 권리를 주장하면, 그동안 0.0000000000……1의 부당 이익을 챙긴 피자 가게 사장들은 거대한 소송을 맞닥뜨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소식 들었어?”

옆의 조각이 말했다.

“무슨 소식?”

“우리를 껄끄러워하는 피자 가게 사장들이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하던데.”

“어떤 음모?”

“잘은 모르는데 3진수 파도를 일으킬 거라는데?”

“3진수 파도가 치면 어떻게 되는데?”

“1이 세 개로 딱 나누어 떨어지는 세상이 되지.”

옆의 조각이 인상을 쓰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3진수 세상은 0, 1, 2밖에 없어. 하나는 1, 둘은 2, 셋은 10, 넷은 11, 다섯은 12, 여섯은 20…….”

“그게 도대체 왜?”

나는 설명이 한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말을 끊었다.

“3진수 세상에서 누군가 피자를 세 조각으로 나눈다고 해. 그러면 각 조각은 0.1개야. 그리고 0.1개 3개를 합하면 1개가 되지.”

“그렇다는 이야기는…….”

그제야 난 진실을 알아내고 공포에 질렸다.

옆의 조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게 되지. 0.0000000000……1 따위는 없는 개념이 되는 거야.”

그때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비상, 비상. 둑이 터졌다. 모두 대피해라!”

누군가가 외쳤다.

다들 우왕좌왕했다.

그러는 와중에 3진수가 넘실대며 오는 게 보였다.

3의 쓰나미였다.

‘피자 가게 주인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냐?’

난 소리 없는 외침을 외친 후 소멸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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