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석조전
고조선 -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 - 통일신라와 발해 - 고려 - 조선
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연대기에 아주 짧은 역사를 갖고 있는 비운의 시기가 있다.
바로 대한제국이다.
1897년부터 1910년까지 총 13년의 역사이지만
대한제국은 많은 것을 남겼다.
대한제국의 탄생은 을미사변부터 시작해야겠다.
1895년 경복궁 안 건청궁에서 한 나라의 왕비이자 국모가 시해당했다.
그리고 4개월 후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하게 된다.
학창 시절에는 이 아관파천에 대하여 '살기 위해 도망친 고종이군.'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고종은 명성황후와 맑은 하늘처럼 살고 싶었던 바람을 담아 경복궁 내에 건청궁을 지었다.
그런 건청궁에서 아내를 잃은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그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본이 함부로 건들 수 없는 러시아 공사관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1897년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경운궁(현. 덕수궁)으로 환궁하였다.
대한제국은 19세기 세계적 흐름에 따라 근대화를 통해 부국강병을 이루고자 하였다.
그리고 대한제국 황궁의 정전을 계획하였다.
그것이 바로 석조전이다.
근대화의 상징으로 서양식 건축물을 계획하였고, 당시 유행이었던 신고전주의 양식이 적용되었다.
설계는 영국의 하딩(J. R. Harding)이 맡았다.
유럽에서는 당연한 석조 건축물이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낯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딩은 이를 설득하기 위해 실제 크기의 1/10의 모형을 목조로 제작하였다고 한다.
이 모형이 인상적이었는지 1900년 미국 건축잡지(The American Architect and Building news)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석조전은 이름 그대로 돌로 만들어진 건물이다.
입구는 신고전주의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신전의 파사드인 6개의 이오니아식 오더 위에 페디먼트로 이루어졌다.
재미있는 부분은 페디먼트의 부조 장식에 대한제국 황실의 공식문양인 오얏꽃이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오얏꽃은 자두나무 꽃으로, 한문으로 표기하면 '이화(李花)'이다.
왕가의 성, 전주 이 씨 가문의 상징이기도 하다.
석조전은 1910년 완공되었다.
1897년부터 1910년까지, 대한제국의 시기동안 지어졌지만 고종은 이곳에서 지내지 못했다.
고종은 1907년 을사늑약(1905년, 대한제국의 외교권 박탈)의 부당함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사를 파견하였다.
일제는 이를 이유로 고종을 황제에서 퇴위시키고 고종의 차남 순종을 즉위시켰다.
이후 고종은 덕수궁 함녕전에서 지냈다.
일제는 궁궐의 격을 떨어트리기 위해 석조전을 미술관으로 사용했으며 1938년에는 석조전 옆에 덕수궁미술관(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과 분수대를 지었다.
석조전은 2009년부터 원형의 모습을 찾기 위해 복원공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10월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으로 개관하였다.
석조전 내부관람은 사전예약을 통해서 가능하다.
석조전 건립당시 내부 인테리어는 영국인 로벨이 맡았다. 그래서 내부 가구들은 영국 메이플사의 가구를 들여왔다고 한다.
복원을 위해 남아있던 석조전 가구 외에 부족한 가구는 메이플사의 카탈로그를 참고하여 유사한 영국의 고가구를 구하여 배치하였다고 한다.
황제의 침실과 서재에는 황제를 뜻하는 금색이, 황후의 침실과 거실에는 귀한 자주색이 사용되었다.
문화해설사 선생님의 전문적인 설명과 가구 하나하나,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복원된 공간도 너무 멋진 곳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결코 잊혀서는 안 될 대한제국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석조전을 많이 이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덕수궁 석조전
위치: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덕수궁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경운궁은 1907년 덕수궁으로 개칭되었다.
연혁
1910년: 석조전 준공
1911~1922년: 영친왕 귀국 시 임시숙소
1933~1938년: 덕수궁미술관
1938~1945년: 이왕가미술관
광복 직후: 민주의원 의사당
1946~1947년: 미소공동위원회 회의장
1948~1950년: UN 한국임시위원단 사무실
1955~1972년: 국립박물관
1973~1986년: 국립현대미술관
1987~1992년: 문화재관리국
1992~2004년: 궁중유물전시관
2005~2009년: 덕수궁사무소
2009~2014년: 석조전 복원 공사
2014년 10월: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관람 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