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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도면 1

3D 투상도

by 공간여행자

아마 초등학생(네, 당시에는 국민학교였죠) 때였을 겁니다.

집에는 아파트 분양 팸플릿이 종종 쌓이곤 했습니다.

자세히는 몰라도 팸플릿 안에는 흥미로운 그림이 있었습니다.

어린 제 눈에도 이 그림이 무얼 뜻하지는 금세 알 수 있었으니까요.

원하는 적어도 방은 3개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큰방은 아마도 엄마, 아빠의 방이 되겠죠?

그다음 두 번째로 큰 방, 바로 여기 이곳이 제 방이 될 것입니다.

그다음 제일 작은 방은 우리 집의 가장 막내의 방으로 해주죠 뭐.


때는 바야흐로 1990년대,

서울로 밀려드는 인구에 대한 대책으로

수도권에 주택 200만 호 건설이 추진되었습니다.

그렇게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가 탄생하였습니다.

한정된 토지 안에 많은 세대를 수용하기 위해서

'아파트'라는 주택유형이 가장 적당하다고 여겼고 공동주택이 대량으로 공급되던 시기입니다.


어쨌든 그 당시 저는 엄마가 가져오시는 팸플릿을 보며,

미래의 우리 집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열심히 펼쳤습니다.

이렇게 초등학생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도면은 바로 3D 투상도(Graphical Projection)입니다.

왜 이 도면은 다른 도면들(평면도, 입면도 등)에 비해 보기 쉬울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공간을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가로, 세로, 높이 3개의 축이 표현된 입체적인 그림입니다.


이러한 입체 도면은 누구나 보고 금세 이해할 수 있습니다.

쉬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럼 3D 투상도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볼까요?

지금부터는 조금 어렵거나 지루할 수 있습니다.


3D 투상도는 크게 평행투상도(Parallel Projection)와 투시도(Perspective)로 나뉩니다.

오늘은 평행투상도만 더 파볼게요.


평행투상도는 다시 축측투상(Axonometric Projection)과 사투상(Oblique Projection)으로 나뉩니다.

위의 그림들은 축측투상도에 해당합니다.


축측투상, 사투상 대체 무슨 말인지,,,

잠깐! 그림이 있습니다.

축측투상도의 종류

축측투상(Axonometric)가로, 세로, 높이 축이 서로 직각으로 만나는 모서리가 기준이 됩니다.


1. 아이소메트릭(Isometric, 등각투상)은 모서리를 이루는 3개의 각이 모두 120도로 등각을 이룹니다. 그래서 등각투상도라고 합니다.

2. 디메트릭(Dimetric, 이등각투상)은 모서리를 이루는 3개의 각 중 1개의 각은 120도를 초과하는 각, 그리고 나머지 2개의 각은 동일한 각을 이룹니다.

3. 트리메트릭(Trimetric, 부등각투상)은 모서리를 이루는 3개의 각이 모두 각기 다른 각도를 가집니다.


음,,, 내용이 잘 이해가 안 되거나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띠딕~정상입니다!

사실 저도 이해하기까지 쉽지 않았어요.

자료마다 표기된 용어가 다르기도 하고, 한글로 쓰여있어도 전혀 읽히지가 않기도 했으니까요.

우리는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온라인 분양사이트나 부동산사이트에서 보는 3D 투상도는 대부분 부등각투상도입니다.

좀 더 자연스럽게 보인달까요?


사투상(Oblique)은 우리가 정육면체를 그릴 때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먼저 정사각형을 그리고 각 꼭짓점으로부터 사선을 그리죠.

그리고 일정 길이가 되면 이들을 서로 이어줍니다.

사투상도

사투상은 이렇게 정면도(또는 입면도)와 사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사선의 각도를 변화를 주어 원근감을 표현합니다.


그럼 다음 귀여운 일러스트는 어느 투상도 해당할까요?

출처: 핀터레스트

다음 시간에는 쉬운 도면 두 번째, 투시도(Perspective) 편입니다.


그리고 정답은 아이소메트릭(등각투상도)입니다!


쉬운 도면은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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