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베드로 대성당
드디어 이 여행의 마지막 여정, 성베드로 대성당(Saint Peter’s Basilica)입니다.
바티칸 뮤지엄 투어는 성베드로 대성당 앞에서 끝이 납니다. 성당 안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성베드로 대성당에는 베드로 성인의 무덤이 있습니다.
대부분 유럽 성당의 지하에는 무덤이 있는데요. 이는 카타콤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로마제국 시절, 기독교는 공인되지 않은 종교였기 때문에 초기 기독교인들은 비밀리에 예배를 드리고 묘지를 조성해야만 했습니다. 가장 은밀하게 숨을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요? 네, 맞아요. 지하입니다. 탄압으로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몰래 미사를 드리던 공간이 바로 카타콤입니다.
+ 덧붙여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밀라노 칙령'을 통해서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에 대해 신앙의 자유를 허용했습니다.
성베드로 대성당은 앞에서 설명한 대로 베드로 성인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당입니다.
이곳의 역사는 4세기경부터 시작됩니다. 1506년 교황 율리오 2세는 노후화된 성당을 웅장하게 다시 짓고자 하였고, 이를 위해 여러 예술가와 건축가가 투입되었습니다. 브라만테가 초기에 설계를 맡았고, 후에 라파엘로, 상갈로, 미켈란젤로와 같은 르네상스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1626년에 현재의 성 베드로 대성당이 완성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잘 보여주는 그림이 있습니다. 위의 그림은 에밀 장 오라스 베르네의 <Julius II Ordering Bramante, Michelangelo, and Raphael to Build the Vatican and Saint Peter's, 1827>입니다. 빨간 망토를 입고 의자에 앉아 있는 이는 교황 율리오 2세입니다. 그의 앞에 도면을 펼쳐 들고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이는 브라만테입니다. 도면의 설계자는 라파엘로인데요. 그의 옆에서 비스듬히 서 있는 미소년이 바로 라파엘로입니다. 브라만테는 그가 후원하고 있는 라파엘로의 설계안을 채택하도록 설득하고 있는 모습인 거죠. 그런 브라만테와 교황 사이에 못마땅한 표정으로 서 있는 이가 바로 미켈란젤로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꼭 보고 싶은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바로 쿠폴라, 발다키노, 피에타인데요.
이런 저의 계획에 가이드 선생님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아,,, 어쩌죠. 2025년 희년 맞이를 위해 발다키노와 피에타는 모두 단장 중이라 보실 수 없어요. 피에타는 현재 모상이 전시되어 있고요. “
그래도 쿠폴라는 올라갈 수 있으니 쿠폴라를 먼저 갔다가 내려오는 것이 좋겠다고 알려주셨습니다 ㅜ.ㅜ
1. 쿠폴라(cupola)
쿠폴라는 이탈리아어로 ‘돔 지붕’을 뜻합니다. 쿠폴라는 계단으로 갈 수도 있지만 10유로는 지불하면 엘리베이터는 탈 수 있습니다. 10유로를 내고 무릎을 지키기로,,, 하지만 모두들 같은 마음인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줄도 꽤 깁니다. 엘리베이터는 탑승 후 순식간에 도착하지만 내려서 한 100개의 계단을 다시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도 이곳에 올라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뷰 때문입니다.
쿠폴라에 오르면 광장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맡겼다는 천국의 열쇠를 닮았습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Saint Peter’s Basilica)의 내부 천장 돔에는 라틴어로 된 웅장한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 문구는 마태복음 16장 18절에서 따온 것으로, 다음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Tu es Petrus, et super hanc petram aedificabo ecclesiam meam et tibi dabo claves regni caelorum”
“너는 베드로이며, 이 반석 위에 내가 내 교회를 세우리라. 내가 천국의 열쇠를 너에게 주리라”
*베드로는 반석이란 뜻입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 돔에 새겨진 라틴어 문구의 글자 크기는 매우 큽니다. 이는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도 잘 보이도록 설계된 것인데요. 각각의 글자 높이는 약 2미터(6.5피트)나 됩니다. 글자 하나가 웬만한 성인 키보다도 크다니,,,이 쿠폴라는 미켈란젤로가 설계하였습니다.
2. 발다키노(Baldacchino)
성 베드로 대성당 돔 아래에는 발다키노가 있습니다. 발다키노는 옥좌, 제단, 묘비 등의 장식적인 덮개를 의미합니다. 성베드로의 무덤 위에 4개의 기둥을 세우고 그 위를 덮개를 조각과 공예로 장식하였습니다.
이 발다키노는 바로크 양식의 대표적인 조각가인 잔 로렌초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가 설계하였습니다. 1625년 교황 우르바노 8세의 명령에 따라 1633년 완성하였는데요. 황금 십자가 부분까지의 높이는 무려 29m이고, 이 청동의 무게는 37,000kg에 달합니다.
바로크 양식의 비정형적이고 불규칙적이며 화려하고 거대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곡선을 많이 사용합니다. 베르니니의 발다키노의 기둥을 잘 보세요. 구불구불 꽈배기를 닮았습니다.
2025년에 이후에 다시 가야 할까요?
성베드로 대성당 지하에는 역대 교황들의 무덤도 있습니다. 바닥의 이 부분은 교황 무덤의 통풍구 덮개라고 합니다.
3. 피에타(Pietà)
성당 입구 오른편에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있습니다. 피에타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품에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를 주제로 한 작품을 의미합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예수의 팔과 손에 핏줄, 다리 근육, 옆구리의 상처, 손가락 마디마디의 표현이 너무 사실적이라 조각이 아닌 실제 사람인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합니다.
이 작품을 처음 세상에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당시 무명에 가까운 미켈란젤로의 작품일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에 화가 난 미켈란젤로는 어느 날 밤에 몰래 들어가 성모마리아의 가슴띠 부분에 본인의 이름을 새겨놓고 나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본인이 한 행동을 후회했다고 합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전부 만드시고도 그 어디에도 본인의 이름을 새기지 않았는데, 내가 뭐라고 이런 짓을 했단 말인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그의 서명이 남겨진 첫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입니다.
사실 이 조각상의 진가는 사람의 시선이 아닌 신의 시선으로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에 있습니다.
성 베드로 광장(St. Peter’s Square)
성 베드로 대성당 앞에는 베르니니가 설계한 웅장한 성 베드로 광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광장은 교황 알렉산데르 7세의 로마 재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는데요. 당시 성 베드로 앞 건물들을 철거하고 광장을 만드는 계획으로 타원과 거대 기둥이 핵심 아이디어였습니다. 광장의 설계는 잔 로렌초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 1598~1680)가 맡았습니다.
입구 정면의 사다리꼴 광장에서 타원형 광장으로 연결하였고, 광장의 중앙에는 오벨리스크가 중심점이 되어 반원씩 갈라져 좌우대칭 이룹니다. 타원은 바로크를 대표하던 도형이라는 시대적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타원 윤곽을 따라 세워진 거대한 기둥은 광장의 경계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총 284개의 그리스 도리아식 기둥을 4열로 배치하였습니다.
이 광장에는 신기한 비밀(?)이 있습니다.
바닥에 'CENTRO DEL COLONNATO'라고 쓰인 하얀색 원을 찾으세요.
그 원 안에서 기둥을 바라보면 4열의 기둥이 마치 1자로 보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기둥들의 중심부이기 때문입니다.
로마의 유적지들의 야경이 모두 아름답지만, 한 곳만 가야 한다면!
당연 성베드로 대성당입니다.
- 이번화는 엉뚱하게도 연재중인 브런치북에 발행되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재발행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글을 두 번 보게 되시는 분들께는 죄송;;;-
*방문 팁*
신자든 아니든 기념품을 구입하기 위해 성물방을 많이들 찾는데요.
성물방은 총 3곳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저는 쿠폴라에 있는 성물방이 붐비지 않고 종류도 많아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