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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세경 Feb 06. 2021

2-3 면접은 어떻게 진행될까?

당신이 넘어야 하는 마지막 산

1. 다양한 면접 진행 방식: 캠프, 대면, 스카이프, 전화 등
2. 면접을 위해 준비할 것?


당신은 아마 12월 즈음에 원서를 접수할 것이고 한동안 불안과 기다림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한 통의 반가운 이메일을 확인하게 될 것이니, 바로 당신의 POI가 당신과 인터뷰를 하기를 희망한다는 이메일이다.




1) 다양한 면접 진행 방식: 캠프, 대면, 스카이프, 전화 등

대학원 입시에서 면접이 진행되는 방식은 다양하다. 우선 몇몇 프로그램은 인터뷰를 하나의 공식적인 캠프 일정처럼 진행한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학생들을 캠퍼스에 초대해 투어를 시켜주고, 단체 질의응답 및 POI와의 개별 면접 스케줄을 투어 일정 안에 포함시켜주는 것이다. 나는 딱 한 학교에서 이런 초대를 받았는데, 학과 측에서 비행기 티켓을 지원해주겠다고 했지만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있던 터라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아 갈 수 없었다. 결국 답장을 보내 내가 현재 미국에 있지 않아 캠퍼스 투어에 참가하기 어려우니 스카이프 인터뷰 일정을 잡아줄 수 있겠냐고 물었고, 매우 흔쾌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화상 미팅 시간대를 안내해주었다. 아마 나처럼 인터뷰를 스카이프 미팅으로 대체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예산적으로나 스케줄적으로나, 아무래도 가장 많은 학과들이 선호하는 방법은 스카이프 인터뷰다. 학과 행정팀이나 POI가 당신에게 이메일을 보내 다수의 인터뷰 시간대 옵션을 주고는 그중 당신에게 가능한 시간대가 있는지를 물어볼 것이다. 맞는 시간대가 없다면 당연히 답장을 보내 새롭게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 또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은 아니지만, 만약 당신이 미국 내에 있고 해당 학교에 직접 방문할 의사가 있다면, 학과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서 대면 인터뷰를 해도 괜찮겠냐고 되물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이건 스카이프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어색해하는 나의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고민이다.


또 당신은 공식적인 인터뷰 일정 외에 POI와 만날 기회를 직접 만들어 낼 수도 있는데, "2-2 예비 지도교수에게 컨텍 이메일은 어떻게 보낼까?"편에서 암시했던 비공식적 예비 인터뷰가 바로 그것이다(이건 주로 미국 내에 체류하고 있는 지원자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아무래도 POI 컨텍 과정에서 당신의 첫 이메일의 마무리는 대부분 "가능하시다면 제 대학원 계획에 대해 이메일이나 전화로 추가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겠습니까? 원하신다면 연구계획서와 CV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정도의 질문일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정말 가고 싶은 학교가 있고 왕복 여행의 경비를 감당한 의사가 있다면, 몇몇 POI에게만큼은 "저는 @@대학교에 가기를 굉장히 희망하고 혼자서 캠퍼스를 투어할 계획이 이미 있습니다. 혹시 교수님께서 괜찮으시다면, 편하신 시간에 사무실을 방문해 제 대학원 계획을 의논해도 되겠습니까?" 정도의 매우 들이대는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이러면 다양한 유형의 답장을 들을 수 있는데, "그럼, 너만 가능하다면야 나의 사무실에서 얘기를 나누는 것은 좋지. 투어는 언제 할 예정이니?" 혹은 "필요한 대화는 이메일로도 주고받을 수 있으니 네가 꼭 내 사무실을 방문해야 하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네가 우리 학교를 투어할 예정이 있다면 나를 만나고 가는 것은 좋을 것 같네. 언제 방문할 예정이니?"와 같은 따뜻한 대답부터 "우리 학교는 서류를 통해 학생을 먼저 평가해보고 공식적으로 인터뷰를 한단다. 너의 연구계획을 들어보니 나의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은 좋은 생각 같아. 꼭 지원해보렴, 너를 인터뷰에서 만나길 희망한다"와 같은 완곡한 거절까지 들을 수 있다. 사실 사전 컨텍과 마찬가지로 이런 비공식적 인터뷰는 당락을 좌우하는 공식적인 요소가 아닌 데다가 POI들이 지원자에게 이런 노력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니, 굳이 무리를 해서 진행할 필요는 없다.


나는 딱 한 학교를 직접 찾아갔는데, 굳이 인터뷰를 위해서만은 아니었고 평소에 워낙 방문해 보고 싶은 학교였기 때문에 왕복 여행비를 투자했던 것이다. 어쩌다 보니 POI가 직접 학교도 구경시켜주고 밥까지 사주는 희한한 상황이 됐는데(이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닌 것 같다... POI가 중국분이었는데, 같은 동아시아 사람이라 이런 해프닝이 벌어진 것 같다), 결국 들었던 조심스러운 대답은 "공식적인 입시 정책은 아니지만 우리 학과는 석사 학위가 없는 지원자는 뽑지 않는단다. 나는 너와 너의 연구계획이 마음에 드니, 네가 다른 학교에서 석사 과정만 마치고 다시 지원한다면 합격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했으면 좋겠구나(심지어 영국은 1년짜리 석사가 있으니 빠르게 하나 따고 오면 어떻겠냐는 얘기도 했다)"였다. 결국 해당 학교에서 합격 통지를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투어였고, 만약 아다리가 조금만 더 맞는 상황이었다면 나의 당락에 나름대로 기여하는 특이한 변수가 될 수도 있지 않았겠냐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봤다.




2) 면접을 위해 준비할 것?

아무튼 비공식적 면접에 대한 얘기는 우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두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공식적인 면접 일정이 잡혔다면 어떤 내용의 대화가 진행될까? 다르게 말하면, 인터뷰를 통해 합격 확률을 높이려면 어떤 내용을 준비해두어야 할까?


먼저 나의 경험을 얘기해보겠다. 나는 다수의 학교에서 스카이프 인터뷰를 했는데, 각 인터뷰가 상당히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어떤 학교에서는 POI들이 질문을 폭풍같이 쏟아부으면서 내 대답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려 하면 커트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방식이었다. 또 다른 어떤 학교에서는 POI들이 그저 내 연구계획서에 있는 내용들의 의미를 조금씩 확인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내가 스스로에 대해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아마도 각 학교 별로 나의 합격 확률을 이미 어느 정도는 가늠해둔 상황에서 면접이 진행되다 보니 그렇게 온도차가 상당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별로 뽑을 생각은 없는데, 혹시 너에게 결과를 뒤집을 만한 실력이 있다면 쏟아지는 질문 속에서 어디 한번 증명해봐"와 "네가 무척 마음에 드는데 연구계획에 대해서 심도 있는 얘기를 한번 나눠볼까?"의 차이랄까...)


아무튼 다양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인터뷰에 대해서 꼭 알아두어야 할 팁들을 정리해보겠다. 우선 첫 번째, 인터뷰는 결국 당신의 연구계획서(SOP)를 중심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C.V.에 특이한 이력이 있거나 당신의 학점 이수 내용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등 개인의 상황에 따라 독특한 질문을 받을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터뷰 시간의 대부분은 당신이 기술한 연구계획의 의의를 되짚어보고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함께 검토해보는 데 사용된다. 분위기가 마냥 따뜻하다면 그저 연구계획서의 내용을 세밀하게 확인하는 방향으로 인터뷰가 진행되겠지만, POI가 당신의 연구계획서에 의구심이 드는 부분을 체크해두고 날카롭게 질문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내가 받아본 질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네가 건축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보아하니 학부에서 건축사 관련된 수업을 많이 듣지는 않았구나. 네가 건축사 연구에 기반이 될 만한 훈련을 했던 경험을 좀 자세히 얘기해볼래?", "네가 문학-이론적 관심사를 설명하면서 좋아하는 러시아 영화를 한 편 언급했던 부분은 마음에 든다. 혹시 비슷한 러시아 영화를 몇 개나 더 아니?" 등이 있었다. 고로 인터뷰 계획이 잡혔다면 당신은 스스로가 쓴 SOP를 정독하며, 혹시 POI입장에서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에 대한 준비를 해두자. 혹시 스스로가 어느 정도의 확신을 느낄 정도로 예비 공부를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한 대로 말이 될 것 같은 방향으로 연구계획을 기술했다가 덜컥 서류전형을 통과해버렸다면, 들통나기 전에 보완적인 공부를 해두자...


두 번째, 인터뷰는 꼭 1:1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연구계획서에서 언급한 POI 중 다수 혹은 전부가 참여할 수 있고, 드물게 연구계획서에서 언급한 적도 없는 교수가 같이 앉아 있을 수도 있다. 당신이 언급한 적이 없는 교수가 앉아있다면, 아마도 해당 교수가 당신과 자신의 연구 주제 사이에 접점이 있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면접 준비를 할 때, 연구계획서에서 Secondary POI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꼼꼼한 복습을 해두자.


세 번째, 인터뷰는 견뎌내야 할 괴롭힘이 아니라 대화의 기회라는 점을 명심하자. 우리는 기업에서 압박 면접을 볼 때 뜬금없는 질문을 던져서 지원자의 사고력과 순발력을 테스트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은 대학원 면접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나름의 연구를 바탕으로 스스로의 연구계획을 세웠고 당신의 과거 이력이 심하게 과대 포장된 상황이 아니라면 인터뷰 때문에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POI들은 당신을 심리적으로 괴롭히는 데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이미 당신을 매력적인 지원자로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시간을 내서 대화를 청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본인이 당신의 연구를 지도할 수 있을지와 본인과 당신 사이에 의미 있는 협업이 가능할지를 파악하기 위해, 당신의 연구계획을 본인이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데에 집중할 따름이다. 가끔 의문점이 드는 부분에 대해 날카롭게 질문하기도 하겠지만, 전반적으로 당신은 스스로가 작성한 SOP 뒷면의 사고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낼 준비를 하고 있으면 될 뿐이다. 일종의 "독자와의 만남"이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명심할 것: 인터뷰가 끝나면 인터뷰 참여 POI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감사 인사를 전하자. 가능하면 몇 시간 내로 빠르게 보내는 것이 좋으며, 늦어도 24시간 안에는 보내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길지 않은 메일 속에,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서 인터뷰를 진행해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당신이 꼭 전하고 싶은 몇 마디를 더해보자(나의 경우에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POI들의 연구에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자격이 된다면 꼭 함께하고 싶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썼다). 또 혹시 인터뷰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면, 메일을 통해 그 부분에 대한 보충 설명을 매우 간결하게 해도 좋을 것이다. 아울러, 여러 명의 POI에게 각각 감사 이메일을 보낼 때는, 복사-붙여 넣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차라리 "Dear X, Y, and Z"로 시작하는 하나의 이메일을 모두에게 보내거나, 아니면 각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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