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세경 Oct 19. 2020

1-4 이력서(Resume or C.V.)

이제 막 학부 과정을 졸업하는 학생의 이력서에는 무엇을 쓸 수 있을까?

1. 학자의 이력서와 학생의 이력서의 차이를 생각하기
2. 대학원 지원 시 이력서에 넣을 수 있는 내용들(연구 경력이 거의  없는 학부생/석사생 기준)


대부분의 미국 대학원은 지원자에게 이력서(Resume or Curriculum Vitae)를 요구한다. 이력서는 해당 지원자의 교육 배경, 수상 실적, 업무 경력, 리더십 경험 등을 간결히 보여주는 서류로서, 지원자가 각종 제출서류를 통해 커미티에게 드러내려는 스스로의 모습을 요약한 것과 같다. 주목할 점은 이력서는 기재된 모든 경험들에 대하여 상세 설명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지원자는 이력서를 통해 본인의 모습을 개괄적으로 그려놓은 뒤, 연구계획과 특별히 관련성이 높은 일부 내용(즉 예비-학자로서 본인의 준비상태를 강하게 대변해주는 교실 안팎에서의 경험 일부)에 대해서만 연구계획서의 공간을 활용해 자세히 묘사하게 된다.


본론으로 넘어가기 전에 취업시장에서 기대하는 이력서와 대학원 커미티가 기대하는 이력서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짚어보자. 물론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 폭넓은 경험을 통해 배양된 리더십과 사회성 등은 취업시장과 학계를 가리지 않고 보편적인 유능함으로 여겨지는 자질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 배경, 경력 사항, 구사 가능한 외국어, 수상 경력 등은 대부분의 이력서에 공통적으로 들어간다. 다만 구직을 위한 이력서에서는 지원자가 당장 관련 업무를 감당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특기사항(key skills)과 보유 자격증 등을 비중 있게 기술하는데 반해, 대학원 입시에서는 그런 내용들이 거의 필요가 없다. 오히려 본인의 연구 관심사에 대한 간단정리, 수강한 수업 중 연구계획과 관련성이 높은 것들의 리스트, 수업 시간에 작성했던 논문-길이 페이퍼의 리스트 등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취업시장에서 활용되는 이력서에 익숙한 우리에게 해당 내용들은 다소 비형식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력서 작성에는 정답이 없고 그저 "작성의 목적이 무엇이냐"와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해당 이력서가 얼마나 적합하냐"의 고민이 있을 뿐이다. 우리의 목표는 본인이 대학원에서 특정 주제를 공부할 준비가 된 "학생"이라는 점을 어필하는 것이 아닌가? 그 목적에 부합한다면 아무리 소박한 정보라도 유효한 것이다.




1) "학자"의 이력서와 "학생"의 이력서의 차이를 생각하기

결국 우리는 취업시장에서 활용되는 이력서가 아닌 학계에서 활용되는 이력서를 기준으로 전략을 짜야한다. 이때 참고자료로 활용할 만한 것이 바로 현직 학자/교수들의 C.V.이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교수부터 이제 막 논문을 출판하기 시작한 5년 차 즈음의 대학원생까지, 그들의 C.V.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Education: 출신 및 현 소속 학교, 학위와 전공, 학위 수여 연도 등
- Present and Prior Appointments: 학자로서의 경력사항(소속 기관, 직책, 근무 기간 등)
- Honors, Grants, and Fellowships: 수상 실적, 수여한 특별 장학금/연구기금, 소속 학회 등
- Publications: 출판한 책, 논문, 챕터, 비평 등
- Lectures and Conferences: 초청된 특별 강의와 학회 스피치 등

- Professional Activities: 학회 활동 이외의 경력 사항(기업 및 기관에서의 자문, 참여한 사회활동 등)


물론 이렇게만 설명하면 정확히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 것인지, 그리고 어떤 모양으로 CV가 시각화되는 것인지를 상상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본인과 같은 전공을 공부하는 미국 교수들의 CV를 여럿 훑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구글에 "(아는 미국 교수 이름) CV"를 검색하거나, 관심 있는 미국 대학교의 웹사이트에서 교수진 프로필을 조회하여 CV를 찾아보자.


그런데 교수들의 CV를 읽어본 많은 독자들이 공통적으로 당혹감을 느낄 부분이 있다. 이미 박사 과정의 경험이 있는 일부 지원자의 경우에는 그래도 논문 출판이나 학회 참여의 경험이 있어 교수들의 CV와 엇비슷한 모양으로 본인의 이력서를 만들 수 있겠지만, 이제 막 학부를 졸업했거나 대학원에서 보낸 시간이 짧은 학생들은 위의 카테고리로 이력서를 만들게 되면 쓸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응용적 사고가 필요한 것인데, 우리는 본질적으로 완성된 학자가 아닌 학생이라는 점, 그리고 커미티도 당연히 그 부분을 알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우리가 이력서에서 대답해야 하는 질문은 "내가 어떤 성취를 냈느냐"가 아니라 "내가 앞으로 대학원에서 성취를 낼 수 있게끔 그동안 적절한 공부와 다양한 경험을 했느냐"이니 안심해도 된다.




2) 대학원 지원 시 이력서에 넣으면 좋은 내용들(연구 경력이 거의 없는 학부생/석사생 기준)

거두절미하고, 아래의 내용은 특별한 연구 경력이 없는 일반적인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용 CV를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카테고리들이다. 물론 이 카테고리들을 모두 쓸 필요도 없고, 본인에게 적합한 다른 카테고리를 함께 사용할 수도 있으며, 카테고리를 합병하거나 쪼개서 사용할 수도 있다. 본인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양식의 CV를 전략적으로 만들면 될 뿐이다.


아울러 화면 하단에 내가 대학원 입시에서 사용했던 CV를 첨부했다 (나와 타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정보를 블러 처리했고 기관명과 인명은 대부분 가명 처리했다). 나는 학부 4학년 재학 중에 이력서를 작성했는데, 역시 특별한 이력이 없던 상황에서 그저 학문적 준비상태를 드러내려고 노력했다. 대학원 입시에 도전하는 학생에게 이력서는 잘 정리된 개괄적 소개면 되는 것이지 연구계획서처럼 그 자체로 당락을 결정짓는 서류는 아니니 부담 없이 준비했으면 한다.


- Education: 출신 학교, 졸업 연도, 학위 및 전공, 학점평균 등


- Academic Interests: 서너 문장의 짧은 문단으로 풀어쓰거나 글머리 기호를 활용하여 키워드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본인의 연구 관심사와 주제 의식을 간단하게 정리


- Honors and Awards: 수상 실적, 수여한 장학금, 전문 자격증, 소속된 명예 단체, 군 복무 경력 등


- Research Participations: 연구, 실험 및 임상 참여 경력(있을 시)


- Employments: 사업체 운영, 정규직, 계약직 및 인턴 경력(있을 시)


- Experiences and Leadership: 동아리 등의 단체 활동, 봉사 활동, 교내 리더십 경험 등


- Languages: 구사 가능한 언어와 숙련도; ex. "Korean(Native) · English(Full Academic Proficiency)"


- Relevant Coursework: 학부에서 들은 수업 중 본인의 연구계획과 관련성이 높은 것들의 리스트


- Full-length Papers & Speeches: 수업 과제 혹은 독립 연구로 작성한 논문-길이 페이퍼 학부생 컨퍼런스나 전공 고학년 수업의 최종 과제 등으로 진행한 유의미한 학술적 발표의 리스트


- References: 명시한 내용에 대해서 진위여부를 검증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의 명단과 연락처; 주로 추천서를 작성해주는 두세 분의 교수님의 정보를 씀


이전 06화 1-3 추천서(Reference Letter)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