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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이 된 피터팬 Oct 14. 2024

AI시대,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교육학과 심리학 그 사이에서 답을 고민하다

 AI의 발전은 인간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있다.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놀람과 함께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은 AI를 일상에서 활용하며 그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는 단계에 왔다. 미래를 예견하는 이들은 앞으로 기계와 AI가 단순반복 노동에서 간단한 지식창출 작업까지 사람의 노동을 전면적으로 대체한다면, 사람은 일의 앞단과 뒷단에서 어떤 것을 해결할 문제로 삼을 것인지, 다양한 대안 중 어떤 방법론을 적용할 것인지 등 질문을 던지고 답을 선택하는 역할을 요구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미래가 점점 다가옴을 피부로 느끼면서, 사람의 역할은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


 1. 질문하는 사람(호기심) 

: 인간의 역사에서 발전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현재의 당연함을 의심하고, 자연현상에 질문을 던졌고 상상의 실현가능성을 궁금해했다. 이렇듯 호기심은 새로운 정보와 자극을 탐구하려는 내재적 동기가 되기 때문에 심리학에서는 호기심을 인지적 욕구(cognitive appetite)라고 본다. AI 시대에는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이전보다 더 쉬워지면서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AI는 이미 대답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인간은 이 답이 어떤 맥락에서 필요한지,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어떤 질문을 던질지 고민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유지하며 좋은 질문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환경은 어떤가. 대학에 가기까지 질리도록 공부를 하고 나서는 흥미가 끊겨 호기심을 갖지 않게 된다. 취업을 위해 흥미를 찾고 역량을 개발했던 노력들도 회사에 들어오면 하고 싶었던 일마저도 재미를 잃게 된다. 호기심의 동기부여는 흥미다. 인간의 뇌는 흥미가 있어야 활발히 움직이며, 몰입 상태(flow)를 경험한다. 학생들도 직장인도 몰입하지 못해 업무 생산성과 만족도가 낮고 일과 후의 삶만을 바라보는 현실이 안타깝지 않은가. AI와 함께 성장하는 인간은 자기 동기를 스스로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본인의 일에 흥미를 유지하며 좋은 질문과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 선택하는 사람(자율성) 

: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AI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선택에 능해야 한다. 주체적 마인드(Agentic mind)를 가지고,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능력은 AI의 도움을 받아 대안들을 쉽게 손에 쥔 인간에게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한편, 선택은 근육과 같아서 반복적으로 사용할수록 강해지는 속성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한민국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선택근육이 자라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아이들은 양육자가 골라준 최선의 옷을 입고 최고의 영양이 담긴 식단을 받아먹고, 짜인 커리큘럼을 공부하고 보호자가 선택한 최선의 학원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체면 구김과 시간낭비를 이유로 우리는 선택을 양육자에게 위탁하고, 실패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기준보다 전문가나 어른, 선배의 조언을 구하고 따른다. 성인이 되어 비로소 선택의 자유와 권리가 주어졌을 때는 결정할 힘이 달린다. 많은 대한민국 성인들이 선택의 권리와 자유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이유다. 그러나 AI시대 시대 인간은 더 나은 선택을 위해 끊임없이 선택 근육을 키워야 한다.


3. 성장하는 사람(메타인지) 

: 메타인지는 자신의 사고 과정을 인식하고 조정하는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 이를 어떻게 접근할지 계획하고, 수행하며, 피드백을 통해 학습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AI는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창의적인 문제 해결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며, 지금보다 더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방대한 양의 정보와 수많은 시도로 얻은 피드백을 지속 학습하며 최선의 솔루션을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창의성은 끊임없는 학습과 성장을 전제한다. 기존의 방법으로만 생각하고 시도하는 것은 개선의 여지가 없을뿐더러 창의적인 생산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도전과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사고과정을 끊임없이 새롭게 하고 발전시킬 때 AI시대에도 나답게 살 수 있는 창의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결국, AI 시대에는 질문하고, 선택하며, 성장하는 인간의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호기심과 자율성, 메타인지라는 세 가지 덕목을 함양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을 사회와 기업과 개인이 함께 한다면 AI는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 더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될 것이다. 따라서 학교 교육도, 회사의 HR도 이러한 방향으로 변화를 준비하며, 구성원들이 AI와 함께 공진화할 수 있는 전략을 지금부터 고민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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