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금을 배우며 세상의 수많은 연주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어릴 때 피아노를 열심히 배운 적은 있지만, 그냥 동네 어린이들이 필수적으로 하는 느낌으로 했던만큼, 감정을 실어서 연주를 한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때 어린이 피아노 연주대회 같은 거에 나갔었지만 그게 잘해서 나가는 게 아니라,
피아노 학원마다 몇 명 뽑아서 그런 걸 개최하는 게 일이었으니까,
연주대회 날짜가 잡히면 참 열심히도 연습하면서 노력했던 기억은 나지만, 굉장히 기계적으로 두드렸었다.
그렇게 오래도록 앉아서 연주를 연습하는게 적성에 맞으면, 그 악기의 전공자가 되는 듯 하다.
나는 워낙 손이 작아서, 손가락을 활짝펴도 도에서 도까지 닿지 않으니, 피아노를 전공할 수 없는 신체적인 구조를 가졌었고,
중학교를 올라간 이후, 피아노 연주와는 완전히 멀어지게 되었다.
얼마 전부터 오랜만에 악기를 다뤄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해금을 배우고 있는데,
줄 악기를 배우는 건 학창 시절 기타 이후 처음이고,
게다가 해금 특성상 어디를 누르면 딱 '도'라고 정해진 것이 아니라, 곡에 따라 도의 위치, 솔의 위치가 바뀌는 건 너무나 생소할뿐 아니라, 활을 앞줄 뒷줄로 움직여가야 한다는 게 보통 섬세한 일이 아니다.
그 어떤 기계의 힘 없이,
내 손으로 움직여 만들어가는 소리.
새삼 세상의 모든 연주자들이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은 컴퓨터가 수많은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사람의 손에서 탄생된 연주는 감정을 실을 수 있으며, 그건 기계에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솔'이라는 음을 하나 낼 때, 나의 감정, 기쁨, 슬픔 등등을 실어서 내는 것과
기계가 아무 느낌 없이 '솔'을 뱉어내는 건, 듣는 이들에게 분명 다르게 전달된다.
악기를 연주하듯, 우리의 삶도 온 마음 다해 연주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연주하다가 틀릴 수도 있고, 내 뜻과 다른 음이 나올 수도 있지만,
연주에 정성을 기울이는 연주자들처럼,
내 삶에 정성을 한번 기울여 본다면,
그것만큼 소중한 아날로그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