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글을 적는다. 그동안 참 많은 일도 있으면서 내겐 뜻깊은 경험들을 몰아서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며 글을 쓰는 것은 즐겁기만 하다. 우린 생각해보면 많은 것들 기다리고 시작하고 준비하고 하지만 그 속에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들이 생겼을 때 많은 감정들에 휩싸여 엇갈리고 엇나가면서 매 순간 우리의 앞길이 없는 듯하지만 그 또한 우리의 선택들로 이뤄진 다른 하나의 결과이고 그 결과로 인해 우린 우리의 삶을 살아나가고 있다.
오늘의 시 소개는 느긋함을 일러주고 싶다. 이런저런 모든 것들의 치여 좀 더 직관적인 것에 노출되고 느리다는 이유로 복잡하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프레임에 갇혀있는 모든 것들을 대변하는 하나의 문학인 그것이 바로 시이다. 시를 읽다 보면 눈앞에 흔들리는 나뭇잎도 보게 되고 이 시인이 뭘 말하고 싶은지를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레 굉장히 좋은 여유를 느껴볼 수 있다. 모든 걸 여유만 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24시간이라는 시간 속에 잠깐의 아주 잠깐의 숨 고르기 정도의 쉼은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 소개할 시는 < 레이먼드 카버 - 비 >이다.
레이먼드 카버 ( 1938 ~ 1988 ) 소설가 이자 시인 시인 레이먼드 카버는 미국 오리건 주 클레츠케이니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레이먼드를 난 직 후에 워싱턴 주로 이사를 갔다. 카버가 어릴 때 살았던 워싱턴 주 야카마는 주로 가난한 노동계급이 많이 사는 곳이었다. 그 유년 시절에 여러 어려움과 가난으로 인한 경험이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 세계에 많은 문학적 요소들로 반영되었다. 레이먼드 카버는 성실하진 않았지만 재능은 있었고 주로 어릴 때 아버지 친구와 사냥을 즐겼다고 한다. 20살의 든든한 동반자인 아내 메리엔 버클을 만나 결혼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 가난과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1982년 최종적으로 이혼했다. 레이먼드는 암으로 죽었지만 문학활동을 하는 동안에 문학 스승인 '존 가드너'와 자신의 문학을 널리 알리게 도와준 편집장 ' 고든 리시 '를 만나 지금의 카버 문학을 세상에 알린 주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보다 소설가로서 많이 알려진 카버는 우리나라에 나름 많이 알려졌고 인터뷰까지 진행했던 기록이 있는데 그 인터뷰 질문 중에
"소설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답변했다.
"예술은 당구를 하거나 카드 게임을 하거나 볼링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단지 뭔가 다른 형태, 아마도 더 고양된 형태의 오락이지요. 그렇다고 예술에 정신적인 자양분이 없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중략) 소설은 뭔가를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소설은 단지 그것에서 얻는 강렬한 즐거움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뭔가 지속적이고 오래가고 그 자체로 아름다운 어떤 것을 읽는 데서 오는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지요. 아무리 희미할지라도 계속해서 불타오르는 이런 불꽃을 쏘아 올리는 어떤 것이랍니다"
비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하루 종일 이대로 침대에 누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 잡혔다.
잠시 충동과 싸웠다
그러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항복했다. 비 내리는 아침에
나 자신을 온전히 맡기기로.
나는 이 삶을 또다시 살게 될까?
용서할 수 없는 똑같은 실수들을 반복하게 될까?
그렇다, 확률은 반반이다. 그렇다.
이번 레이먼드 카버의 시를 봤을 때 들었던 기억은 낯설지 않고 누구에게나 경험할만한 익숙한 감정이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진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을 자연스러운 하루의 어느 순간에 빗댄 그의 표현은 너무 인상적이면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무게감이었다.
선택
우린 누구나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때론 실수를 불러일으켜 좋지 않은 결과가 오곤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결과들은 살아가면서 수없이 경험할 것이고 매번 좀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정말 많은 준비를 한다. 하지만 때론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한 대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모든 선택엔 책임이 따르고 책임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짊어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반복된 실수가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실수를 반복한다면 잘못이라고도 하지만 그 또한 하게 되는 것이 사람이다. 시의 내용에 나온 것처럼 아침에 늦잠 자는 것도 일어날까 말까의 반반 가능성이지 다른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면 단지 자신한 선택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시키기 위해 혼자 합리화를 하면서 생긴 작은 핑곗거리 일 뿐이다.
지난 시간들의 '나'의 모습은
이 시는 그동안에 자신이 했던 선택들을 천천히 생각해보고 어떤 결과 속에서 지금의 자기가 되었는지를 되돌아보면 좋겠다. 요즘 들어 내가 들었던 생각은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엔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을 다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실수를 하지만 그땐 지금의 여러 경험들이 바탕이 되어 능숙하게 이겨낼 것이다.
개인의 선택은 필요, 선택의 시작은 함께
후회하지 않으려 하는 것보다 후회를 하는 것이 다른 선택에 있어서 온전한 새로운 선택을 하기에 좋은 상태임을 알려주고 싶고 그렇기에 더더욱 경험이 우리 삶에 있어서 크게 다가온다. 힘든 일이 닥쳐도 그것 모두 각자가 견딜만한 무게 정도에 힘듦이란 것을 또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