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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경민 Aug 25. 2019

소설 2045년
9. "천황이 한국인이라니"

한일 전쟁 미래 소설 2045년

9. "천황이 한국인이라니" 


2032년 2월 19일
신바시 덴키 빌딩 커피숍에 사오다 가쓰야 마이니치신문 기자가 급히 들어선 건 다음 날 오전 10시 10분이었다. 숨을 헐떡이며 문을 열어젖힌 사오다가 안쪽 구석 테이블에 앉아서 자신을 응시하던 이감응을 쳐다보고는 씩 웃으며 손을 벌떡 든다. 


"아 경감님, 죄송하게 됐습니다. 부장하고 한판 하느라고 늦었습니다. 하도 뭐 특종 없냐고 쫘대서 말이죠. 여간 피곤한 게 아녜요. 우리 부장. 아니 근데, 웬일이에요? 아침부터 보자고 하고"


이감응이 주위를 한 번 살피고는 사오다에게 얼굴을 들이댄다.


"아주 큰 기사가 있어서 말이야"


귀가 솔깃해진 사오다가 이감응에게 얼굴을 가까이 댄다.


"무슨 기사인데요?"
"...."


이감응이 사오다에게 귓속말로 속삭이자 사오다의 두 눈이 커진다. 


"에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믿지 못하겠다는 사오다의 표정에 이 감응은 자신의 태블릿 PC에서 사진을 보여준다. 황족 족보였다.


"이래도 못 믿겠어? 여기 황족 족보에 적힌 대로라고. 쇼와 천황이 다이쇼 천황의 양자라는 사실.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극비 중의 극비야. 더 놀라운 건 말이야. 쇼와 천황의 모친이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서 끌려온 도공의 후손이란 사실까지 적혀 있어. 이건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실 아니야? 일본 국민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 어마어마한 특종을 사오다 기자가 하게 되는 거라고"


사오다의 얼굴이 검붉은 빛으로 바뀌었다. 믿기지 않는 사실이었지만 태블릿 갤러리에 담긴 황족 족보에는 그런 충격적인 사실이 적혀 있었다. 족보 표지에는 일본국 극비문서라고 적혀있었고 역대 총리의 서명이 나열되어 있었다. 


"총리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군" 


사오다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일본 열도 전체가 들썩일만한 충격파로 작용할 것이 분명했다. 


"쇼와 천황에게 조선 도공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니, 그럼에도 그는 조선을 침략해 식민지로 삼고 조선인들을 착취하고 수탈하고 억압했단 말인가? 그런 이를 할아버지로 둔 지금의 천황은 또 뭐란 말인가?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인 천황이 한국계라고?"


일본 국민 전체에 커다란 충격을 줄 일이었다. 사오다의 동공이 흔들렸다. 


"왜? 특종 하기 싫은 건가?"


이감응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럼?"


"내 생전 이런 특종은 처음이라. 그런데 이 정보를 한국 기자한테 주지 않고 일본 기자인 나에게 주는 이유는 뭔가요?"


이감응이 웃는 얼굴로 답했다.


"이것 보시게. 우리가 보통 사이인가? 지난번 신세 진 일도 있고 해서 특별히 내, 사오다 기자에게 주는 거지"


한국 언론에 기사가 나는 것보다 일본 언론에 기사가 나야 일본 국민들이 더 신뢰할 터였다. 그래야 충격파도 더 클 터였다. 이감응은 속내를 털어놓지 않은 채 자신의 마약밀수단 체포작전 성공을 기사로 써준 데 대한 사례인 척한 것이었다.

이튿날

나루히토 천황은 한국계,
선대 쇼와 천황은 다이쇼 천황의 양자
쇼와 천황의 모친은 조선 도공의 후손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인 천황, 사실은 한국인이었다

마이니치신문에 대서특필됐다. 황족 족보 사진까지 실렸다. 예상했던 대로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신문을 펼쳐 든 이지국 총독 얼굴에 미소가 퍼진다. 스마트폰 넘어 상대에게 외친다.

"수고 많았네. 이제 내가 나설 차례 군. 이제 한일 합방조약 체결은 시간문제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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