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일본 독립군, 청와대를 습격하다

한일 전쟁 미래 소설 14화 (중) 총 36번째 이야기

by 윤경민

14. 일본 독립군, 청와대를 습격하다


일본 독립군을 태운 차량 행렬은 쉬지 않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서울에 도착한 독립군은 3팀으로 나뉘어 작전에 돌입했다. 아키야마 스케베 사령관이 이끄는 1팀은 청운동, 창의문 루트. 1968년 북한 정찰국 소속 124군 부대 김신조 일당의 습격 루트를 선택했다. 나가노 유키오가 이끄는 2팀은 삼청각에서 숙정문을 넘어 침입하는 루트. 야마구치 히데오의 3팀은 경복궁 4거리 인근에 위치한 호텔 서머셋 팰리스 서울 옥상.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먼저 3팀이 서머셋 팰리스 서울에 도착. 마취제를 묻힌 수건으로 프런트 데스크 직원들을 잠재우고 재빨리 호텔 옥상을 장악, 청와대와 청와대를 오가는 길목을 겨냥해 저격수를 배치한다. 청와대 관저와 본관을 직접 타격하기에 충분한 거리인 데다, 1팀과 2팀의 작전이 실패했을 경우 청와대를 빠져나와 광화문 방향으로 대피하는 대통령을 저격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한 것이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시계가 새벽 1시를 가리키자 세검정 인근과 삼청공원에 각각 몸을 숨겼던 1팀과 2팀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첨단 레이저 소총 폭스 24로 무장한 이들은 먼저 전파교란기를 작동시켰다. 경찰 101 경비대와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청와대 경비대대, 그리고 청와대 경호처의 통신을 교란시킴으로써 작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아키야마 사령관이 이끄는 1 팀은 쏜살같이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창의문을 넘어 북악산으로 숨어들었다. 3중 경비 구조였지만 잘 훈련된 특수부대 출신의 정예 멤버였다. 북악산에서 내려다본 청와대는 가로등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군데군데 경비 초소에 병사들과 경호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아키야마 사령관의 수신호에 따라 50명의 독립군이 숲길을 헤치며 청와대를 향해 천천히 내려간다. 이들의 발소리는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에 묻힌다.


순간


"누구야?"


초소 순찰을 하던 당직 장교가 독립군들과 마주치자 권총을 빼들며 소리쳤다.


"빵!" "슝~"


순간 당직 장교의 권총과 독립군의 소총이 동시에 불을 뿜었다. 총격전이 벌어지자 북악산 일대의 초소 인근마다 배치된 라이트가 동시에 켜진다. 사이렌도 동시에 울린다. 수방사 경비대대에 청와대 경호처에 비상이 걸린다. 순식간에 경비대 대원들이 청와대 본관 주변을 에워싸고 전투태세에 돌입, 독립군 무리 쪽으로 총탄이 빗발친다.


"두두두두~~"


"슝슝슝슝~~"


김신조.jpg


선택의 여지가 없다. 치열한 교전뿐이다. 아키야마 사령관은 대원들에게 흩어져 방어망을 뚫고 청와대 관저를 습격할 것을 명령한다. 세찬 빗속에 가끔씩 번개와 천둥까지 치는 험궂은 날씨에 벌어지는 총격전. 레이저건이 경비대 대원들을 하나둘씩 쓰러트리는 사이, 군견 셰퍼드 수십 마리가 독립군을 향해 내달린다.


눈부신 서치라이트가 북악산 곳곳을 비추고 독립군 침투 조원들의 위치가 하나씩 드러난다. 경비대대가 퍼부어대는 총알세례에 독립군도 하나둘씩 쓰러지고, 진동하는 피 냄새에 굶주렸던 셰퍼드들이 독립군의 팔다리를 물어뜯는다. 1시간 전투 끝에 48명이 전사했다. 사령관 아키야마도 총탄을 피하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생존자는 2명뿐, 한 명은 생포되고 다른 한 명은 북악 스카이웨이 쪽으로 도주한다.


청와대 서쪽 북악산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는 사이 삼청각에서 숙정문을 넘어 침투한 독립군 2팀은 상대적으로 경비가 소해진 틈을 타 대통령 부부가 기거하는 관저 인근까지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총격전 시작과 더불어 비상이 걸린 청와대는 대통령 특별 경호와 긴급 대피 작전이 수행되고 있었다.


"대통령님, 비상사태입니다. 테러리스트들이 습격해 현재 우리 경비대대와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둘러 벙커로 대피하셔야겠습니다"


국정상황실 당직자로부터 보고받은 임욱화 대통령이 물었다.


"도대체 누가 습격을 했단 말인가?"


"아직 확인하진 못했지만 잘 훈련된 정규군 같다는 보고입니다. 서둘러 대피하시죠"


총격전 소리에 잠에서 깬 대통령 내외는 청와대 습격 사실을 보고받고 서둘러 청와대 내 지하벙커로 이동하기 위해 관저를 나선다. 바로 그때였다. 레이저탄 한 발이 관저 현관 앞에 떨어진다. 서머셋 팰리스 옥상에서 날아온 것이었다. 화들짝 놀란 대통령 내외와 근접 경호원들은 관저 안으로 퇴각한다. 이 장면을 멀찌감치서 지켜본 독립군 2팀의 나가노 유키오가 외친다.


"사격 개시!"


2팀 독립군 병사들의 레이저건이 관저를 향해 불을 뿜는다. 경호팀은 모두 관저 안에 들어가 대통령 내외를 근접 경호, 경비대대는 서쪽에서 독립군 1팀을 상대하느라 관저 인근에는 없다. 독립군 2팀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특수 폭약 설치조가 관저로 쏜살같이 달려간다. 현관과 외벽 곳곳에 폭약을 설치한다. 강력한 폭약은 관저를 통째로 날릴 만한 위력을 갖고 있었다. 한밤중에 당한 습격이라 대통령 근접 경호는 오로지 5명뿐이었다. 그 가운데 탄탄한 근육질 몸을 가진 최고참 최창운 경호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통령님, 경비대대가 도착할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듯합니다. 저들이 관저를 폭파시킬 모양이니 서둘러 지하통로로 이곳을 빠져나가셔야 합니다. 서두르십시오"


대통령 관저에서 본관까지는 비밀 지하통로가 있었다. 대통령과 경호처장, 그리고 근접경호팀장 등 극소수 외에는 알지 못하는 지하통로였다.


"자네들은?"


"경호관 4명과 함께 가십시오. 저는 경비대대가 올 때까지 이곳을 사수하겠습니다. 비밀 통로가 탄로 나지 않도록 해야 하니까요. 뭣들 해. 어서 모시게!"


최창운 경호관이 관저 제2부속실 근무자 방 벽에 붙어있던 책장을 한쪽으로 밀자 비밀통로로 이어지는 문이 나왔다. 문을 열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내려다보였다. 대통령은 최창운 경호관과 악수를 나누고는 부인과 함께 다른 경호관 4명의 경호를 받으며 지하통로로 향했다.


관저 밖에서는 폭약 설치조의 작업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었다.


"설치 완료됐습니다"


보고를 받은 나가노는 "이제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때가 되었군" 하며 리모컨의 빨간 버튼을 누른다.


"쾅. 쾅쾅.. 콰콰쾅...."


굉음과 함께 관저 건물이 무너져 내린다. 그때서야 관저에 도착한 경비대대 병사들이 놀라 뒷걸음질 친다. 하지만 충격도 잠시, 독립군을 발견하자 총격을 가한다. 양측의 화기가 불을 뿜는 사이 관저 본관으로 이어지는 비밀 지하통로에서는 비명이 울린다.


"여보!"


튼튼하게 지은 비밀 지하통로였지만 워낙 강력한 폭발 탓에 천장이 일부 무너지며 대통령이 쓰러진 것. 앞서가던 경호관 한 명은 머리를 다쳤고 대통령은 왼쪽 다리가 돌덩어리 사이에 끼었다. 경호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대통령은 본관을 향해 나아갔다.


무너진 관저 앞에서의 총격전은 서쪽 북악산 전투보다 더 격렬했다. 총소리가 굉음을 내며 이어지는 사이 하늘 위에 헬기가 프로펠러 굉음을 내며 나타났다. 수방사 헬기였다. 기관총 공격에 독립군이 쓰러진다. 로켓탄이 발사되자 독립군들이 초토화되다시피 한다.


"피하십시오. 나가노 대장. 당신은 살아서 일본 독립을 반드시 이뤄야 합니다. 어서 가세요! 우리는 영광스럽게 이곳에서 최후를 맞이하겠소"


독립군 가운데 한 명이 이렇게 외치고는나가노의 등을 밀쳤다.


"동료들을 놔두고 나만 살 수는 없소"


"무슨 소리요? 대통령의 생사는 아직 알 수 없고 설령 죽었다 해도 이걸로 일본이 독립을 이루는 건 아니잖소. 당신은 우리 일본 민족의 희망이오. 부디 살아서 조국을 해방시켜주시오"


독립군의 호소에 나가노는 미안한 표정으로 청와대 담을 넘는다.

그 후 15분도 되지 않아 독립군 2팀은 모두 사살, 관저 전투는 막을 내린다.

서머셋 팰리스 옥상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야마구치 히데오가 꼬붕에게 외친다.


"나가노 대장을 데리고 와야겠다"


나가노가 꼬붕 2명을 데리고 삼청각 쪽으로 출발한 지 5분 후. 서머셋 팰리스에 수방사 병력과 경찰 101단 경비대가 도착, 호텔을 장악한 독립군 3팀 체포작전이 펼쳐졌다. 서치라이트를 켠 공격헬기들의 기관총 공격에 독립군들이 레이저총 사격으로 맞섰지만 로켓포에는 당해내지 못했다. 호텔 천장에 구멍이 날 정도로 쏟아붓는 로켓포에 자위대 출신 저격수와 야마구치의 꼬붕들이 모두 최후를 맞는다.


이제 살아남은 건 나가노 유키오와 야마구치, 야쿠자 꼬붕 2명, 그리고 북악산 전투에서 생포된 독립군 1명과 도주한 1명이 전부였다.


다음 이야기... 당신의 선택

1. 도주하던 나가노 일당이 검문에 걸려 체포당한다.

2. 나가노 일당, 일본에 귀국해 독립운동을 재점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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