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본드형 Sep 18. 2022

공학적 김밥 싸기

이 정도면 거의 예술이다

2주 연속 아들 면회 가는 날.


이번 메뉴는

엄빠 표 충무김밥이다.


지난주에 이어

다시 부엌에 본드형 김밥집을 차렸다.


아내가 김들을

작은 직사각형으로 잘라주면

내가 김밥을 싸는 프로세스다.


충무김밥이 좋은 건

재료가 김밥 속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징어무침과 갓김치 반찬은

이미 간을 맞추어 준비가 끝났다.




엄청난 밥과 김들을 보고

 

언제 다 싸지...


일단 하나씩 조심스럽게 시작해보자.


아내의 가이드대로


밥을 먼저 주걱으로 푼다.

평소 수저로 한 큰 술 정도의 양이 중요하다.


김을 가져다 앞뒤를 확인해 놓는다.

김밥용 김은 거친 부분을 위로 해 밥을 올려야 한다.


밥을 올리고

면적의 2/3가 차게 골고루 펴서

돌돌 말면 된다.


이때 마지막에 밥 한 톨을 끝에 붙여

마무리한다. 


어? 해볼 만 한걸!


하나둘씩 만들면서 속도가 붙는다.


갑자기 나의 잊었던 공학도 DNA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김밥 한 줄

원통의 '부피'를 맞추려면


'반지름'을 고려한

김에 올린 '높이'를 맞추어야 하고


균질한 '굵기'의 김밥을 만들려면

악력의 '' 조절이 맞아야 한다.


적당한 '밀도''점도'

밥알도 필요하다.




대학 다닐 때

이렇게 머리를 썼으면 수석 졸업했을 텐데...


50줄 정도 생산하고 나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아들아,

아빠의 예술품 감상할 준비하고

기다려라~


※ 지난주 면회기

https://brunch.co.kr/@jsbondkim/402

이전 06화 코로나 걸렸던 아들이 변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