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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Oct 03. 2022

어머니의 카톡이  다시 날아왔다

사진의 가치

어머니의 카톡이 왔다.


작년에 가르쳐 드린 후

몇 번 시도하다 어렵다 포기하신 줄 알았는데...


 문장은 아직 엄두도 안 나고

짧은 단어조차 여전히 틀리기 일쑤지만

다시 한번 노력해보려 맘을 먹으신 게 분명했다.


(어디 안 좋으신가...)


박수 이모티콘을 찾아 격하게 칭찬해 드렸지만

마음 한 구석은 신경이 쓰였다.


마침 이번 주말이 연휴니

보양식 사 가지고 내려가 봐야겠다.




어머니는 '갈낙탕'을 맛있게 드셨다.


평생 먹어본 적 없는 음식인데

며칠 전 꿈에 나와 찾아봤더니 보양식으로 좋다기에

잘하는 음식점에 들려 사온 터였다.

(결국 갈비탕에 낙지만 넣는 단순한 레시피였다)


다행히 한쪽 다리가 좀 불편한 걸 빼곤

지난번 추석 때 모습보다 건강도 좋아 보였다.


어제 미용실 가서

까맣게 머리도 염색하고

젊어 보이는 헤어스타일로 커트도 하셨단다.


하지만 분명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깔끔했던 방 안에

다른 데 있던 물건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걸


야속하게 늙어가는 육체를 움직여

매일 먹고사는 일상의 삶이 점점 버거워진다는 걸...




어머니의 오랜 숙제인

안 쓰는 물건 버리기를 도와드리려 서랍을 뒤지다

흑백사진 한 장을 찾았다.


머리 빗겨주려는 '젊은' 엄마와

귀찮아 피하려는 '어린' 아들이

그 속에 있었다.


사진은 정말...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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