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지키는 아이>, 막스 폰 툰, 마르타 발세다
별이 나오는 그림책들을 찾아서 브런치북 <별을 사랑한 그림책>에 연재 중입니다. '별을 사랑한'이라고 지은 이유는 대상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그 이야기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별'을 사랑해서 소재로 삼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매주 별 그림책들을 차곡차곡 리뷰하면서 다양한 별 이야기들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별을 만들거나 찾거나 따기도 하고, 별이 되고 싶어 하기도 하고, 자신이 별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하는 등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별 그림책을 모으기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에는 '별을 지키는 아이'와 '작은 별'이 등장합니다. 작가가 이 두 캐릭터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별을 지키는 아이』는 원제가 Der Sternenmann(The Star Man)인 독일 그림책입니다. 환상적인 그림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글을 쓴 막스 폰 툰(Max von Thun)은 독일의 배우이자 음악가이며 작가입니다. 『별을 지키는 아이』는 아들 레오를 위해 썼으며 노래로 만들어 직접 부르기도 했습니다. 나를 위해 만든 그림책과 노래를 보고 들으며 작가의 아이는 무척 행복했을 것 같습니다.
저 멀리 은하계의 아주 작은 행성 조그마한 집에 별을 지키는 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낮에 잠을 자고 어두워지면 일어나서 밤하늘을 밝게 비출 별들을 뿌리는 중요하고 힘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라, 친구들아.
우리에게 빛을 주고
모든 아이들의 방을 환하게 밝혀주렴!
별을 지키는 아이가 조심스럽게 별들을 하나하나 손에 쥐고 속삭이면 별들은 있는 힘껏 빛을 밝게 뿜어냅니다. 별을 지키는 아이가 별을 뿌리면 별들은 자기 자리로 가서 빛을 냅니다.
별들이 다 있나?
잠깐만. 저기 하나가 빠졌잖아!
여느 날처럼 별을 다 뿌린 후에 별을 지키는 아이는 만족해하며 베란다 흔들의자에 앉아서 반짝이는 별들을 잠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별들 중 가장 작은 별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별을 지키는 아이는 작은 별을 찾아 나섭니다. 잠의 요정, 달, 해를 찾아가 보고 날아가는 로켓의 우주 비행사에게까지 작은 별을 보았는지 물어봅니다. 그들은 모두 작은 별을 보진 못했지만 평소에 작은 별을 좋아했었다고 말합니다.
별을 지키는 아이는 여기저기 다 찾아봤지만 어디서도 작은 별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좋은 아침이야, 작은 별아.
예쁜 꿈을 꾸렴. 어디에 있든.
지쳐서 집으로 돌아온 별을 지키는 아이는 작은 별을 생각하며 속삭입니다. 평소에 별을 지키는 아이가 별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마음 따뜻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마음이 가 닿았는지 별을 지키는 아이는 숨어있던 작은 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기, 별아, 너에게 비밀을 하나 알려줄게.
아이들은 별들이 자기를 지켜준다고 생각하거든.
아이들은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별들도 달라.
작은 별이 사라졌던 이유는 다른 별들이 작은 별에게 크지도 않고 밝지도 않다고 놀렸기 때문이었어요. 그런 작은 별에게 별을 지키는 아이는 비밀 하나를 알려줍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별들은 각기 다르다는 것을요 그리고 모두가 작은 별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도요.
작은 별은 이제 어떻게 되었을까요? 별을 지키는 아이 덕분에 작은 별은 이제 당당하게, 가장 밝게 빛납니다. 별을 지키는 아이는 별들이 제자리에 있도록 지킬뿐만 아니라 별들의 마음까지도 보살피는 별지기네요.
이 그림책을 읽고 나서 비슷한 내용의 우리나라 그림책이 떠올랐습니다. 이야기 꽃 출판사에서 나온 그림책 <마말루비>입니다. 마말루비는 별을 돌보는 일을 합니다. 마말루비는 깜깜한 밤, 누군가 별들을 보고 있을 거란 생각에 힘들어도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별지기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말루비는 다양한 불빛이 넘쳐나는 지구를 보며 누가 내 별들을 보아주기나 할까 싶어서 기운이 빠집니다. 결국 마말루비는 작은 별과 함께 지구에 가봅니다. 그리고 거기서 작은 별이 자기 별이라며 오늘은 안 보인다고 찾고 있는 사람을 만납니다.
가장 작은 별이 내 별이야.
다른 빛들은 모두 바쁜 걸.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
그래서 난 내 별을 보며 이야기해.
속상할 때, 힘들 때, 바라는 일이 있을 때...
그 사람에게서 별지기 마말루비도, 작은 별도 모두 힘이 날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야기의 흐름은 <별을 지키는 아이>와 약간 다르지만 날마다 별을 지키고 돌보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과 작은 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같네요. <별을 지키는 아이>에서는 작은 별 그리고 <마말루비>에서는 별지기의 고민이 해결되었다는 것만 다르고요.
두 그림책의 소재인 '별지기'와 '작은 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만약 '작은 별'이 아이라면 별지기는 엄마나 아빠일 수 있을 겁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이가 자신을 '작은 별'처럼 느낄 때 자신을 더욱 사랑할 수 있도록, 당당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빛날 수 있도록, 보살피는 별지기는 부모여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자신의 초라함을 자꾸 느끼는 어른이 있다면 그 어른에게는 어떤 별지기가 있을까요? 나는 왜 작을까, 왜 밝게 빛나지 않을까 고민하는 그에게는 그를 이 세상에 보낸 분이 별지기일까요? 기도하면 넌 충분히 가치 있고 사랑받을 존재라고 믿을 수 있게 해 주실까요?
크고 밝게 빛나는 사람들 속에서 내가 문득 작은 별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또는 크고 작은 모든 별들을 다 온전히 지켜주는 별지기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이 그림책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