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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5년쯤 쓰면

21일 차

by 착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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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쯤 서평 쓰기를 처음 시작했다. 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은데 다 살 수 없으니, 서포터스/서평단/응원단 등으로 불리는 활동을 해보기로 했다. 그나마 단행본일 경우에는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일정기간 동안 출판사 서포터스로 활동할 경우에는 출판사에서 보내주는 책을 일방적으로 받아야 했다. 사고 싶었던 책을 받으면 세상에서 가장 기쁘고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내 관심사나 취향이 아니거나 재미가 없을 경우에는 난감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을 재미가 있다고 거짓말로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무나 책 내는 시대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어쨌든 끝까지 쓰고 고치고 고치는 작가의 노력, 편집자의 애씀, 팔아도 돈이 안되면서 책 내는 출판사의 심정 등을 생각하면 책은 그냥 책이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어떻게든 책에서 좋은 부분을 찾는 노력을 하게 되었다. 출판사가 바라는 건 그냥 노출이니 대충 써도 된다는 사람, 만 얼마에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는 게 아깝다는 사람 등을 보았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내게 온 이상 책은 내 책이다. 그 책을 읽고 인터넷에 공개되는 글은 내 글이다. 나는 내게 온 것들을 소중히 대하고 싶었다. 작가와 출판사의 의도와 생각, 마음까지 읽어내고 나의 생각까지 덧붙여서 제대로 쓰고 싶었다. 내가 진심으로 정성을 들인 글들이 책을 만든 사람에게도, 잠재적 독자에게도 잘 전달되길 바랐다.



서평을 쓰면서 내 시간을 내어준 것 같지만, 사실 서평 덕분에 나는 도움받았다. 많이 성장했다. 책을 대하는 태도뿐만 아니라 어떻게든 써내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 매일 집에 책이 오고 1일 1 서평을 써내던 시간을 보낸 후에 나는 이미 서평 쓰기 전의 내가 아니었다. 이제 어떤 책을 받으면 읽는 동안 써야 할 말들이 떠오른다.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서평을 쓴 덕분에 나는 서평 쓰는 일이 어렵지 않다.


그래서 이제 브런치도 연습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오늘도 뭐라도, 한 문장이라도]라고 브런치북의 제목을 정한 이유도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꾸준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뭐든 꾸준히 끝까지 하는 사람이 뭐든 해낸다. 이제 꾸준한 마음으로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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