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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 행복하다.

19일 차

by 착한별


엄마 아들로 와 줘서 고마워.


아이에게 매일 엄마 아들로 와 줘서 고맙다고 얘기한다. 내 인생은 엄마 되기 전후로 나뉜다. 엄마가 된 후의 내가 훨씬 더 행복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를 다시 키울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사랑을 주고받는 시간이 복하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껏 가장 잘한 일은 엄마가 된 것이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남자, 여자 그리고 엄마.


엄마는 왜 엄마일까? 엄청난 마음을 가진 사람이어서 엄마일까?

ㅇ ㅓ ㅁ ㅁ ㅏ



엄마


ㅇ: 아이가 태어나면

ㅓ: 품 안에 있을 때

ㅁ: 울타리가 되어준다

ㅁ: 믿는 구석이 되어준다

ㅏ: 내 품을 떠나도






아이가 이틀 동안 독한 감기로 아팠다. 정유경 동시집에 있는 <감기>라는 동시를 읽다가 아이에게 들어간 '불덩이', '몹시 추운 사람', '거북이', '잠꾸러기'를 내가 다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살면서 이렇게 누군가를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해 본 적이 없다. 그런 사랑을 해볼 수 있는 엄마라서 행복하다.

출처:yes24


오늘 저녁 그림책 모임에서는 <엄마와 성당에>를 함께 보았다. 엄마인 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점점 표현을 덜 하게 될 '미래의 아들'도 미리! 이해해 볼 수 있었다. 나와 아들의 미래는 지금 알 수 없지만 아이에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아이에게 어떤 기억을 남겨주고 싶은지는 알겠다.

아이가 처음 유치원에 갈 때 아이 손바닥에 하트를 그려주었었다. 엄마가 없는 시간에도 엄마가 있다고 안심시켜 주는 거였다. 요즘은 아이가 학교에 가면서 내 손에 하트를 그려주고 가는 날도 있다.

네가 사는 세상은 '엄마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이라고. 너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엄마가 있다고. 그 힘으로 살아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시간이 흘러 내가 이 세상에 없어도 손바닥에 그려주고 간 하트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아이 네 살 즈음 때의 사진을 다시 꺼내보았다. 자기 만의 나무집에서 이런저런 놀이를 하며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하던 아이였다. 모습을 지켜주고 싶다. 살다 보면 힘든 날도 있겠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된 인격체로 자기만의 삶을 살아갈 아이가 스스로 즐거움과 행복을 찾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오늘 밤에는 "엄마는 너의 엄마라서 행복했고 행복하고 행복할 거야."라고 말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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