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헌 Sep 18. 2024

나 말고 어디에 집중하고 있는 거야?

나에게만 집중하라

  간디는 내 허락 없이는 아무도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내가 떠올리지 않는 일은 나에게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다. 다시 말해 내가 생각하지 않는 일은 내 삶에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가 신경 쓰지 않기로 결심한 것은 절대로 나를 괴롭힐 수 없다.


  반면 조 디스펜자의 말처럼 어디에 주의를 기울이는가는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반복적으로 생각하고 집중하는 것이 자신의 존재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이 나의 의식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내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삶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집중해야 하는가? 그것은 당연히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당연한 말이 당연하지 않은 이유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외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STOP, STOP, STOP


  대표적으로 우리는 왜 그토록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꾸지 못해 안달일까? ‘감정을 선택하라’의 저자 크리스 코트면에 의하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행동을 뜯어고치려고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투자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상대의 변화에 도움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관계만 더 해친다. 사람은 자기가 바뀌고 싶은 감정상태가 되어야 바뀌지, 잔소리와 호통을 친다고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할 일은 상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들에게 간접적이지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언제나 상대와 비교를 한다. 비교를 하면 상대방에 대한 열등감이나 우월감이 생긴다. 당연히 두 감정 모두 좋지 않다. 열등감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항상 상대방과 비교하게 된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존재하는 한 그 고리는 끝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우월감을 가진 사람도 자신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나타나면 심한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약자에게 강했던 자존감은 강자 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는 나약한 감정일 뿐이다. 진짜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나의 행동을 어떻게 평가할지 신경 쓰느라 우리는 너무도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는 나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내가 바꿀 수 없는 남들의 행동과 생각에 대한 집중일 뿐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얘기해 왔던 것은 나의 뇌를 활용한 나의 생각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다. 그러니 나에게만 집중하라.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 


  상대가 아닌 내가 변해야 하고, 상대가 아닌 내가 강해져야 한다. 그러니 외부의 스트레스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바로 초점을 전환해라. 그것이 떠오를 때마다 ‘STOP’을 외쳐라. 그리고 의식적으로 초점을 자신에게 돌려라.


  처음에는 쉽지 않더라도 의식적으로 계속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세상을 바꾸진 못하지만 세상을 대하는 나의 관점은 바꿀 수 있다. 변화는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만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라.


  마음의 소리진정한 자아그거 어디서 찾는 거야?


  하지만 나에게 집중할 필요가 없는 것도 있다. 바로 ‘마음속 소리’다.


  어릴 적 나는 문구를 새겨주는 열쇠고리에 이렇게 적었다. “네 마음속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내가 생각해 낸 말은 아니었고, 추천해 준 문구 중에 마음에 드는 구절이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아무리 내면의 소리를 들으려고 해도, 도대체 이 녀석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마음속 소리를 찾는 게 어려워서가 아니라 마음속 소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의식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뉴런의 복잡한 전기적 신호의 과정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무의식적인 ‘생각’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닉 채터는 그의 저서 ‘생각한다는 착각’에서 ‘무의식적 생각’이라는 것은 강력한 미신이라고 단언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에게 있는 것은 ‘의식적인 결과’와 그것을 만들어낸 ‘무의식적 과정’만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정보의 해석 결과만을 의식할 수 있으며, 무의식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해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의식적인 생각 아래에 별도로 존재하는 무의식적인 마음이나 무의식적인 생각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잠을 잘 때나 다른 일을 할 때 혼자서 조용히 생각을 하는 배후의 또 다른 사고 체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마음속 소리를 찾으려고 해 봐야, 애초부터 들으려고 하는 내면의 목소리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결론은 간단하다. 내 마음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나의 진정한 목소리를 찾아 나서는 게 아니라면,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나의 뇌와 대화하며 우리 스스로의 목소리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안심해라. 우리가 상상하는 두뇌 대화와 마음속 소리가 서로 다툴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