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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효정 Oct 29. 2024

씁쓸하고 찬란한 고들빼기꽃

너는 한숨을 쉬었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

밥을 벌기 위해 반복되는 것들

이어지고 끊어지며

혼자 남겨지는

두려움 대하여


모든 것이 사라진 세상에

살 수 있을까

어느새

하얗게 드러난 뿌리에

피처럼 올라오던 하얀 진액


너의 시린 상처 위에

햇볕이 비추고

바람이 분다


괜찮아 괜찮아

며칠 지나면 저절로 아물거야

아침이면 되뇌는 말들


귤껍질을 벗기듯

무거운 마음을 벗겨내고

밥을 먹어야지 먹어야 해


혀를 감고 올라오는 쓰디쓴 맛

김이 나는 하얀 밥에 올려진

너의 인생을

통째로 씹는다


씁쓸하고 아린데

자꾸 침이 고인다

그래 잘 했어

따뜻한 밥 소담하게

밥을 먹어야지


하얗게 진물이 나도

돋아나는 새살

샛노랗게 꽃을 피우며

그렇게 살아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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