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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를 닮은 과꽃

by 남효정 Mar 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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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를 닮은 과꽃


                                   남효정


귓가에 맴도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있잖아


올해도 과아꽃이 피이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애쁘게 피이었습니다

누우나는 과아꽃을 좋아하앴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사아랐죠


너도 기억나는지


봄이면 자운영꽃을 뜯어

내 토끼에게 먹이며

꽃처럼 곱게 자라라

함께 노래 부르던 


여름이면 개울가에서

가재와 송사리를 잡으며

배에서 꼬르륵 소리 들릴 때까지

쉬지 않고 함께 놀던


가을이면 상수리나무 둥치를

돌로 두드려 상수리를 털다가

말벌집을 건드려

혼쭐나게 도망치던


겨울이면 빈 들에서

누가 높이 날리나

연을 띄우며

연처럼 높이 날고 싶어 했던


나의 친구야


낮엔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고된 학교를 간 너

가끔 집에 오는 날에는 

맛있는 커피를 타서

돌배나무 트리하우스로

나와 함께 올라가던


그리운 나의 친구야


나는 과꽃을 보면

나를 보며 웃던

네가 생각나

어른인 척 마시던

네가 타준 믹스커피

정말 맛있었는데


너는 이 봄에 어떤 꽃을 보고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니


그때

대숲을 지나던 바람소리

너도 기억하는지











#과꽃 #친구 #트리하우스







2025년에도 고요하게 성실하게 쓰고 꾸준히 성장하는 작가가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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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07:00 발행 [이제 꽃을 보고 시를 씁니다 3]

일     07:00 발행 [오늘 나는 걷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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