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묻지 못하는 질문.

by 갑자기 흰수염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요.

나는 지금 제대로 흘러가는 걸까요.


스스로에게도 하는 질문이자 피하는 질문을

누구에게 할 수 있을까요.


위로받고 싶은 날,

화내고 싶은 날,

울고 싶은 날,

누군가 막연히 보고 싶은 날,


'날'을 채워주는 존재가 있을까요.


오랜만에 사람을 만났어요.

적어도 20년 족히 차이 나니 인생의 대 선배죠.


저녁자리에서 가만히 물어보시데요.

'백신 맞았냐'

'아니요'

'아프더라'


그 사람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낸 건,

타이레놀 한 알.

또 저도 주섬주섬 챙겼죠.


저녁자리가 끝날 때 즈음에,

또 주섬주섬 뭔가 꺼내시더라고요.


'이거 가져가서 바꿔'

건네주신 '것'을 보니 5줄짜리 로또.

당첨금 만원.

'이거 가지고 10줄로 바꿔서 좋은 일 있었으면 좋겠다'

또 주섬주섬 꼬깃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 챙겼죠.


하루하루 한 해 한 해 속절없이 나이는 듭니다.

시간은 흐르는데 저는 타이레놀과 로또 만원을 받는 사람입니다.

마음 다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근데,

나는 정말 잘 살고 있는 건가요.

누구에게도 묻지 못하는 말입니다.


이전 05화소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