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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희 May 08. 2023

두 번째 시: 오늘

두 번째 글

꿈은 때로

나의 세계를 접어 

너에게로 닿는 선이 된다


종잇배는 가장 작은 소원도 태울 수 있어서

승객을 가득 채운 유람선 마냥 든든하게

하늘을 가로질러 우주로 가는 창이 되었다


아주 높은 꿈을 꾸던 때도 있었다

실제로 높은 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발 디딘 땅이 한없이 낮아 보였다


너의 눈을 볼 때

땅의 흙이 물에 흩어져 범람하는 바다가 되었다

대지는 뒤집히고

세계는 충돌하며 빛을 내었다


걱정의 눈물과 불안의 검은 해일이 

모든 순간에 덮쳐올 때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건

위안이 되고 결국

나의 이름을 기쁨으로 너의 이름에 덧대게 한다


살아간다는 건 언제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끌어안은 채

기꺼운 소원으로 

오늘을 마주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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