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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희 Jul 04. 2023

피아노

내가 나의 날개를 갉아먹긴 싫었다

발을 딛고 서있는 관문이

불구덩이로 향하는 길목처럼 보일 수 있어도

날개를 접어 깃털이 녹을 불에 갖다 댈 순 없었다


파랗기만 한

청사진을 그렸다


소망이 실재가 된다는 기대로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파아란 꿈으로 칠했다


삶은 오늘을 살아내는 고단함과 기쁨

선율은 때로 끊기고 만다 그래도

수없이 이어져 온 오늘을

흘려버리지 않는 촘촘한 지혜


그리하여 문은 또 열린다

사랑을 잃은 자들의 목 앞에

푸른 그림의 주인은

잃어버린 적 없던 영광을 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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