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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희 Aug 10. 2023

밀린 빨래

다섯 살 유치원 학예회에서

셔츠에 매달았던 빨간 리본이

퐁당 소리를 내며

그보다 클 수 없던 보글보글 바다에

빠진다


달력이 넘겨진 후 생각해 보니

친구는 아니었던

그 웃는 낯의 시꺼먼 말이

흔적도 없이

작디작은 알갱이로

물결에 휩쓸린다


내일의 제목은

짓는 날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언제나 기억할 것,

저 깊은 우주의 눈동자가 깜박거리는

무거움도

못내 통째로 빠뜨려 씻겨버릴

바다가 있단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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