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생각 줍기 #3
사고는 한순간에 일어난다. 그 순간을 결정하는 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건 역시 서두름인 것 같다. 사고가 일어난 이후, 조금만 덜 서둘렀으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15년 넘게 운전을 하면서 두 번 사고를 냈다. 한 번은 초기에, 또 한 번은 근래에. 초기에는, 오래되어서 명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네거리에서 신호등이 초록에서 황색으로 바뀌는 걸 미처 보지 못하고 간 듯하다. 어느새 맞은편 횡단보도에서 사람들이 건너고 있었고, 오토바이 한 대가 횡단보도를 가장 먼저 가로지르고 있었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틀었지만, 이미 늦었다. 끼이익, 굉음을 울리며 차가 미끄러졌고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입원해야 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은 듯했다.
근래에는 양 옆으로 주차된 차들이 늘어선 2차선 도로에서였다. 앞에서 오는 승합차에 길을 내주기 위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다가 그만 주차된 차에 흠집을 내고 말았다. 분명 저 멀리서부터 승합차가 다가온다는 것을 알았고, 주차된 차들 사이에 빈 공간이 한두 군데 있는 걸 확인했건만, 그냥 앞으로 나아가다가 막상 다가오는 승합차와 마주쳐서야 비키려고 하다가 일어난 사고였다. 마음에 여유를 지니고 일찌감치 비켜주었다가 승합차가 지나간 뒤에 움직였더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터이다.
첫 번째 사건의 경우, 운전을 할 때 넓은 시야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넓은 시야를 지닌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다. 사고만 안 났다 뿐이지, 그 이후로도 신호를 제대로 못 보고 지나치다가 뒤늦게 아차, 한 적이 많았다.
갑자기 끼어들거나 신호를 무시하고 가는 차들을 보면 화가 난다. 물론 일부러 그런 경우도 있겠으나, 내가 그랬던 것처럼 사각지대를 미처 인지하지 못했거나 신호를 보지 못해서일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누그러진다.
누구나 완벽하지 않고 실수할 수 있다. 운전할 때만큼 그런 인식이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는 경우가 또 있을까. 그래서 관용과 배려가 필요하다. 남을 탓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차선을 변경할 경우, 미리부터 방향 지시등을 켜 주어 주변의 차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호대기 상태인데 뒤에 있는 차가 차선에 걸쳐 있을 땐 너그러운 마음으로 조금 앞으로 움직여줌으로써 뒤차가 차선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나만 내 길 잘 가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지니면 다툼도 많아지고 사고확률도 높아진다.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좋은 영향을 끼치면 좋은 영향이 되돌아온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여유 있는 마음으로 운전하는 것이다. 첫 번째 사건도 그렇고 두 번째 사건도 그렇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천천히 운전했다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터이다. 기실 조금 더 빠르게 간다고 해서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운전대만 잡으면 마음이 다급해지는 걸까. ‘속도’의 기본 속성이 그러할 터이다. 그러나 기본 속성이 그렇다고 하여 사고에 대한 면죄부는 주어지지 않는다. 마음이 다급해질수록, 이러다 사고 날 수 있다는 자각을 하며 속도를 줄이는 습관을 만들어나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