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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은퇴한 마흔여자 캐나다 입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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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캐나다홍작가
Sep 21. 2023
워커홀릭, 마흔에 은퇴하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좀 해보려던 워커홀릭에서 졸지에 무직 백수가 됐다.
요즘 말로 좋게 말하면 파이어족.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FIRE). 경제적 자유를 이루어 조기은퇴하는 사람들 축에 끼게 됐다.
20년 해온 학원강사 일이 싫지도 않았고, 희망 은퇴자금이라는 30억도 없었다. 멀어도 한참 멀었다.
흙수저 집안 K장녀답게
고생하며 부모 빚 다 갚고 이제 막 한숨 돌리던 차,
평범하던 연봉이 3억으로 급등하던 해, 모든 걸 접고 한국을 떴다
. 마흔 살이었다.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세 가지는?
짧게, 명사로, 5초 안에 답해 보시오.
‘
돈! 건강! 내 행복!
’
망설임 1도 없이 내 대답은 항상 이랬다.
유관순 열사나 마더 테레사급 위인은 못 된다. 내 행복과 안녕이 가장 소중한 사람,
'
무병장수 호의호식
'
이 인생 모토였다.
호의호식하려고 주 100시간씩 일하는 워커홀릭을 자처했다. 흙수저로 길게 고생하다 서른 중반쯤 중산층에 진입, 뿌듯한 자수성가 스토리를 만들어가던 중이었다.
여유가 생기자 면허를 따고 차도 사서 가끔씩 여행도 다니기 시작했다. 건강도 더 챙기게 됐다.
‘무병장수하며 호사를 누리리라!’, ‘고생 끝, 행복 시작!’, ‘이제 나도 워라밸 좀 해볼란다!’
이제 꽃길만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런데, 빌런이 등장한다.
내 인생 최애 세 조건 중 하나인 건강을 흔드는 빌런. 중국발 발암 공기, 미세먼지가 바로 그놈이다.
생전 처음 다니기 시작한 봄꽃 나들이 내내 하늘은 뿌옇고 목은 칼칼했다. 드디어 쉬기로 한 연말연초 설 연휴 내내 집 창문 열 틈도 없이 발암 미세먼지 빌런의 화학 공격이 이어졌다. 덩달아 내 인생을 바꾸는 큰 충격과 고민도 시작됐다.
‘어라? 흙수저 벗고 중산층 돼서 워라밸 하면 해피해지는 게 아니었어?!’
십년 전만 해도 이게 얼마나 빌런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이젠 누구나 아는 문제다.
WHO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 매년 수백만 명의 조기 사망자를 낳는 역대 최대 빌런.
이놈 덕에 내 인생 모토, 무병장수 호의호식의 꿈은 저 멀리로 날아갔다.
“무병장수랑 호의호식 중에 하나만 고르셔. 둘 다는 못 드림.”
그랬다. 호흡기도 약한 내게 기침과 알러지를 달고 살게 하는 미세먼지는 십수 년 후 내 건강이 얼마나 참담할지 짐작케 했다. 호의호식해 보자고 한국에서 계속 일하다가는 더 근본적인 무병장수의 꿈이 깨질 게 뻔했다.
중국발 발암 먼지에 속수무책으로 병들어서
국민연금 타기도 전에 폐병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십 년쯤 골골 앓다가 조기 사망할 수도 있겠다
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결정해야 한다.
십여 년간 크고 작은 어항에 각종 물고기들을 길렀다. 강아지 고양이는 책임지기 힘든 워커홀릭이라 택한 게 물생활이었다. 할 수 있는 관리는 다 했음에도 중간에 두어 번쯤 어항 여과장치가 고장난 적이 있다.
퇴근 후 뿌옇게 변한 어항 물에
놀란 맘으로 안을 살폈다. 약한 개체들은 이미 죽어있었고 건강했던 애들도 비실댔다. 청소, 여과를 다 했지만 이후 며칠을 못 버텼다.
뿌연 물속에서 웬만한 물고기는 건강하게 살아남기 힘들다.
뿌연 공기 속에선 인간도 건강하게 살아남기 힘들다.
물고기에겐 물이 호흡의 근간이듯, 인간에겐 공기가 근간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하루에 물을 2리터쯤 마시지만
공기는 10,000~20,000리터나 들이마신다.
무게로는 10~20kg이나 된다.
이 생명의 근간인 공기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
고로, 나는 살던 대로 살 수 없었다.
마흔 살, 생각도 않던 조기은퇴를 하고 한국을 떴다.
캐나다홍작가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hongwriter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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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은퇴한 마흔여자 캐나다 입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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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회사 노예 사원으로 살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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