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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홍작가 Sep 21. 2023

애 하나 키우는 데 5억?


 세계에서 양육비 부담이 가장 큰 나라는?      

 

 놀랍지도 않다. 한국이다.


2022년 미국 CNN 방송에도 나온 뉴스다. 아이 한 명을 18살까지 키우는 비용이 약 3.6억 원이라고 한다. 1인당 GDP의 8배에 가까운 통계다.      

 

 그런데 18살이면 고등학교 때까지만 포함한다. 요즘에는 대학 학비에 용돈, 결혼자금 등까지도 부모가 돕는 경우가 많으니 이것도 포함하면 5억은 족히 된다. 애가 둘이면 10억...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 좋은 한국을 뜨는 또 다른 이유다.     

 


 OECD 국가들 중에서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1위다. 그것도 평균을 한참 웃도는 강력한 1위. 이 두 통계 간의 연관성이 느껴지는가?      


    <OECD 회원국 노인빈곤율>

*한국은 압도적 1위(빨간색), OECD 평균은 녹색

    

 애들 키우느라 돈을 다 쓰고 난 뒤 부모는 정작 노후 대비를 못해서 빈곤층이 되는 서글픈 현실이다.      

 

 요즘 중년은 현재 노인보다 더 배우고 직업도 좋으니 좀 달라질까? 글쎄, 버는 돈의 대부분이 교육비로 나가는 현실에서는 저 도표에서 크게 벗어난 미래는 힘들어 보인다.     



 

 돈 얘기를 먼저 했지만, 한국 교육 문제가 비단 비용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단 아이들이 인간답지 못한 삶을 꾸역꾸역 견뎌내야 한다는 것부터가 심각한 문제다.      


 한국의 학생들은 아침 8시부터 자정 넘어까지 학교와 학원, 숙제에 시달린다. 연중 수차례씩 계속되는 각종 시험과 그만큼 많은 수행평가에도 지친다. 더 억울한 건 그렇게 공부에 온 신경을 쏟아도 극소수만 성공하는 구조라는 거다.      


 국영수사과만 파느라 인성은 메말라 간다. 부모와 대화할 시간도 없이 서로 거리감은 늘어간다. 흔히들 말하는 인성 파괴, 가족 붕괴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크게 유행했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도 의대에 간 아들이 자기를 공부하라고 몰아붙이며 키운 엄마를 증오하는 스토리가 나온다. 극중에서 엄마는 결국 자살을 했다.      


 부모 자살까지는 아니어도 비슷한 일은 실제로 꽤 있다. 한국 사교육계에서 20년을 일하는 동안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의대 지망생 얘기는 여러 번 보고 들었다.      


 이렇게 지치고 각박해진 채로 의대에 가고 의사가 되면 그 아이의 인생은 행복할까?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갑자기 어디서 배우고 깨우칠까?

 자기 인생을 따듯하고 아름답게 꾸려갈 수는 있을까?

 누굴 위하고 사랑을 주고받는 일에 영 서툴지는 않을까?     



    

 온 세상 학생 인생이 다 이렇다면야 좌절하거나 이 악물고 살아내는 것 외엔 답이 없다. 하지만 이 좋은 세계화, 정보화 세상 덕에 세상이 다 이렇진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교육 문제 때문에 캐나다로, 뉴질랜드로, 미국으로 이민 가는 가족들이 많아 왔던 이유다.     




 캐나다에 와서 보니, 여기 학생들의 삶은

 한국에 비해 훨씬 여유롭고 다채로웠다. 초중고과정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고 인성 교육 쪽으로도 많이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등학생도 세네 시면 학교를 나와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한국에서 고3이 세시부터 거리를 배회한다면? 인생 포기한 문제아로 낙인찍히기 딱 좋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상일 뿐.      



 물론 캐나다에도 주 1~2회씩 방과 후 활동을 하는 학생이 있지만 한국 입시학원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음악이나 운동 등 진짜 취미․특기 활동을 하고 싶어서 시간을 내는 거다.     




 현재 캐나다인 남자친구가 유학생이 많이 오는 대학의 교수이고 나도 20년을 강사로 일했던 터라 교육 얘기를 나눌 때가 종종 있다.      


 그의 대학에는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꽤 있는데 대부분 공부를 열심히 하고 태도가 좋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그들이 겪었을 법한 한국의 중고교 때 생활을 들려주면 그는 크게 충격을 받고 슬퍼했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열댓 시간씩 공부해. 8시부터 6시까지는 학교, 그 뒤부터 10시까지는 학원, 그 뒤엔 자정 넘어까지 학교와 학원의 숙제를 하지.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쉬지 않아. 학교 대신 학원에 가서 평일처럼 공부하거든. 부모도 야근으로 바빠서 서로 밤까지 얼굴 못 보는 날이 대부분이야.”     


“What? No way!!!”     


“한국의 대학은 4년제 200개, 2년제 140개 등 꽤 많아. 그런데 하나하나 다 순위가 매겨져 있어. 그래서 최상위 대학만 경쟁률이 치열하지. 친구는 다 경쟁자고 적이라고 가르치는 부모나 선생님도 있어. 학교 폭력 문제도 심각해졌어.”     


“Seriously??? It’s too sad!!!”


“내가 주로 가르쳤던 중산층 이상 고등학생은 한 달 학원비로 한 2,000달러 정도를 써. 여기 고급 아파트 한달 월세 낼 정도 큰돈이지. 그걸로 정규 학교 외의 딴 수업을 더 듣는 거야.”


“Why are they doing that?!?! What they do at school???”     




놀라는 그의 반응이 재밌어서 시작한 말이었는데, 끝에는 나도 슬퍼졌다. 이 이상한 현실을 그러려니 하고 지낸 나에게서 온 슬픔, 한국 학생들이 참 팍팍하게 사는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 슬픔이었다.      


다시 보니 이것 참 괴랄하게 사는 방식이 아닌가!     




 교육 문제로 자녀만 힘든 게 아니다. 한국 부모도 고생이다. 큰돈 대느라 허리가 휘는 것은 물론이고, 복잡한 입시 정보를 이해해서 애들을 챙겨야 한다. 성질 괴팍해지는 애들 비위도 맞춰야 한다. 괴랄하다.     


열정을 투자한 만큼 애들에게 집착하는 부모가 되기도 한다. 자식을 괴롭히며 본인도 괴로워하는 요상한 상황에 빠지는 것이다. 괴랄하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또는 겪지 않고자 한국을 뜨려는 교육 이민 가족이 많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 둘을 둔 내 친구 A는 안정적인 중산층인데, 내가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던 때에 같이 미국 이민을 준비해 성공했다.      


 A는 애들 교육에 나름 신경을 쓰는 편인데도 애들이 어린 만큼 대학 입시 문제에 대해서 자세한 것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드라마 <SKY 캐슬>을 보면서 대학 입시 문제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것저것 자료도 찾아보고 나에게도 물어보고 하더니 결국 미국 투자 이민인 EB-5를 신청하고 이주했다. A는 대학 때에도 판단과 행동이 빠른 똑똑한 친구였다.      


 보통 미국 및 캐나다의 투자 이민이나 사업 이민의 수속 기간은 2년 정도이다. A는 문제를 인식하자마자 빠르게 준비를 시작했기에 두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기 전에 이주할 수 있었다. A는 지금 대화가 있는 가족, 저녁이 있는 삶을 만끽하는 중이다.     


 A가 간 EB-5 이민은 당시 500,000달러인 약 5.5억 정도를 손실 위험을 감수한 채 미국회사에 간접 투자해서 영주권을 받는 식이었다. 미국 같은 선진국 투자 이민치고 저 돈이 괜찮은 액수여서 한국 중산층에게 매우 인기 있는 이민이었다.      



 그런데 만일 A가 1년만 늦게 준비했어도 이민이 힘들 수 있었다. EB-5의 투자 액수가 직후 약 2배쯤 올랐기 때문이다. 인기 있는 이민 유형은 이렇게 그 조건이 점점 까다로워지기 쉽다.      


 조건이 준비됐다면 빨리 움직이는 게 유리하다.     








캐나다홍작가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hongwriter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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