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죽은 안 먹을래요

by 박민아




어떤 일은 식은 죽 먹기처럼 간단하고 속 편하다. 그러나 어떤 일은 불구덩이에서 방금 건져 올린 대하를 먹는 일처럼 위험하고 번거롭다. 애석하게도 맛있는 것만 먹으며 살 수 없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처럼 피하고 싶은 것을 마주해야 하는 하루도 분명 있었다. 지나고 보면 그랬다. 잘 먹어보려고 애쓴 것들이, 피하고 싶어서 도망쳤던 것들이 나를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게 했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게 했다. 역시, 식은 죽만 먹어서는 몰랐을 일들이었다.



농담처럼, 수다처럼 썼다. 그러는 와중에 김장김치 속처럼 켜켜이 발라 둔 나의 묵직한 진심을, 나의 의지를 눈치채 주길 바라면서. 읽는 이의 마음에도 더 나아지고 싶다는 기운이 자리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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