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_ 연애위기사전15
- 2~3번 혹은 그 이상 만났는데 좀처럼 썸녀가 마음을 열지 않아 관계가 더 이상 발전되지 않을 때 겪게 되는 위기
필자가 앞선 글에서 수 없이 얘기했듯이, 연애는 필연적으로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다. 하지만 당신이 지는 게임이라고 해서 좋아하는 마음을 억지로 참아야 할까? 그건 절대 아니다. 그럼 어떻게 구질구질하지 않게 썸녀를 내 여자로 만들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구질구질해지지 않고 굳게 닫은 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아주 조금만 구질구질해지길 결심한다면 당신도 썸녀의 마음을 얻어낼 가능성은 있다.
상황) 당신은 썸녀와 1주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2~3번 정도 만났다. 그런데 썸녀가 3~4번째 만난 날 갑자기 이런 말을 한다.
썸녀: 내가 만나면서 계속 생각해 봤는데, 오빠가 좋은 남자인건 알겠어. 근데 남자로 안 느껴져. 서로를 위해서 그만 만나는 게 좋지 않을까? 오빠한테 너무 미안해서 더 이상 못 만나겠어. 미안해..
필자는 물론 대한민국에서 연애를 좀 해봤다는 남자라면, 이런 말을 평생에 최소 1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당신이 썸녀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해서 그대로 썸녀를 포기해버린다면, 그 몇 달 동안 들인 공은 물론 다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기 전까지 그날의 기억이 큰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이 세상 어떤 남자도 썸을 탈 때 또는 연애초반부터 자신이 나쁜 남자임을 드러내지 않는다. 여자가 남자에게 하는 거절의 말 중 가장 흔한 말이 “오빠가 좋은 남자인건 나도 알아.” 이다. 이 말의 속 뜻은 사실 “오빠가 남자로 1도 안 느껴지니까, 그 착한 심성으로 얼른 다른 여자 좀 알아봐.” 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들의 이 말에 1%의 희망을 느낀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래. 내가 좋은 남자인건 얘도 아니까, 내가 노력하면 분명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안타깝게도 순진한 당신의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 당신이 썸녀에게 아무리 노력하고, 아무리 물질적, 정신적 사랑을 퍼부어도, 썸녀의 입에서 저 말이 나온 순간부터는 당신의 모든 행동이 집착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썸녀가 당신이 반드시 잡아야할 만큼 충분히 가치 있는 여자라면, 딱 한 번만 구질구질해져보자. 어차피 지금부터는 성공하면 대박이고, 실패해야 본전인 싸움이다. 순간의 비참함이 두려워서 그녀를 그렇게 떠나보내고 또 술 담배를 일삼을 것인가?
일단 썸녀에게 위와 유사한 말을 듣는다면 이렇게 대답하자.
당신: 직접 말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솔직하게 먼저 얘기해줘서 고마워. 너의 마음은 잘 알겠어. 그런데 이렇게 너랑 남이 되면 내가 평생 후회할 것 같아. 나한테 딱 3번만 더 기회를 줘. 내가 그 안에 어떻게든 너 마음을 열어볼게. 부담 갖지 말고, 3번만 마음 편히 먹고 만나보자. 그래도 너의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그때는 진짜 놔줄게. 그리고 너도 나 같이 너만 바라봐주는 남자 다시는 못 만날 거야. 그러니까 3번만 더 만나보자.
썸녀 입장에서 당신이 너무 싫어져 당장 꼴도 보기 싫은 상황이 아니라면, 위처럼 말하는 당신을 그 자리에서 또 한 번 거절하지는 않는다. 썸녀도 그날 당신에게 끝냄의 말을 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이 세상에 나쁜 여자로 남고 싶은 여자는 없으므로.
당신은 위처럼 말해서 2가지의 이득을 볼 수 있다.
첫 번째, 지금 당장 썸녀와 관계를 정리할 준비가 되지 않은, 지금 당장 썸녀가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당신은 앞으로 적어도 3번은 그녀를 더 볼 수 있다. 그 3번 만남동안 당신도 최악의 경우(썸녀의 마음이 결국 열리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며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번 것이다.
두 번째, 앞으로 3번의 만남동안에는 썸녀가 당신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해줘야 할 의무감이나 부담감이 없을 것이다. 이 말은 적어도 3번의 만남동안에는 썸녀가 당신과의 만남 그 자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당신은 이 기회를 노려야한다. 서열이 완벽하게 정리되어있고, 마음이 한껏 편해진 썸녀는 자신의 마음을 열기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당신의 모습이 귀여워 보일 것이고, 나아가 “이 남자와 미래를 함께하면 내가 정말 많은 사랑을 받겠구나.” 라는 믿음도 갖게 해줄 수 있다.
물론 당신이 명심해야할 것 중 하나는 필자가 말한 사례는 가장 긍정적인 과정을 가정했다는 것이다. 가장 현명한 결정은 썸녀로부터 그만 만나자는 말을 들었을 때, 당신도 바로 마음을 접는 것이다.
이 말을 명심하자.
“그녀를 묶어두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5번은 너무 길다. 딱 3번이 적당하다. 사랑만 하기 에도 인생은 너무 짧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