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를 거르다 보면 어느샌가 먹지 않아도 속이 부른 상태가 된다. 몸 한구석에 위액인지 가스인지 하여간 몸을 상하게 만드는 것들이 가득 채워져 뇌가 오해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건강한 일이 아니다. 그런 상태가 유지되면 될수록 속은 썩기 마련이다. 사랑은 허기를 닮아서 없이 살다 보면 그것이 충만한 건지 결여된 건지 판단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다 별안간에 거듭된다. 생존 욕구 때문인지. 죽고 싶은 시절을 겪었더라도 때가 되면, 구석구석 소화해보고 싶은 사람이 생긴 날이면, 부정했던 두 음절의 끝자락을 다시금 움켜쥐게 되는 것이다.
거듭해도 미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