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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침대 위 취준생 Nov 14. 2019

詩:界_시계(1)
'별을 보러 가는 길'

침대 위 취준생의 시 모음집

별을 보러 가는 길


 별(필자의 여자친구)을 보러 가는 길 버스 안. 뒤쪽 창가 자리에 앉아 약속장소에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햇빛은 눈을 찡그리게 하였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바람으로 쌀쌀함을 느낀 나에게 따뜻함을 주었으니. 버스는 잠시 정류장에 정차하여 사람들을 태우고 또 내려주었다. 나는 그때 한 남자를 보았다.


 그 남자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를 지으며 버스에서 내리는 한 여자를 바라보았다. 두 남녀는 마주 보고 웃으며 곧 정류장을 떠나 내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그들의 행복이 남아있었다.


 아마도 남자는 정류장에서 여자를 기다리며 보고 싶은 마음 한가득 품고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당장에 보여주고 싶은 행복을 이모티콘에 간접적으로 담아 여자에게 보냈을 것이고 여자는 그런 남자의 연락에 같은 마음을 전하며 가까워지는 남자의 모습을 머리에 그렸을 것이다. 마침내 둘의 거리가 0에 거의 다다를 때 즈음, 정확히는 정류장에 버스가 멈춰 섰을 때. 그들은 문 너머 서로의 표정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환한 미소를 지었을 테고 나는 순간 그들의 우주 속 가장 행복했을 어느 때에 같이 있었다.


 그 남자의 우주와 내 우주는 조금은 닮았을 법하다. 또 별의 우주도 그 여자의 우주와 조금은 닮았을 테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의 우주 속에선 그들보다 우리가 더 행복하게 반짝일 수 있다는 것. 때마침 오늘 데이트는 천문대를 가기로 하였다. 별을 보기 위해서. 오늘 가장 행복할 어느 때에 별을 보고 내 행복을 품은 우주를 미소에 담고 있어야겠다. 그럼 별도 나를 보고 웃어 주었으면, 너와 나의 우주가 함께여서 행복하다고 별처럼 반짝여 주었으면 한다.


2019.10.25. 13시

-별을 보러 가는 길 버스 안에서 쓴 일기-


2019.10.25. 별과 함께 천문대 가는 길

까아만 밤하늘에

박혀있는 별 하나

어찌 그리도 너를 닮았는지

주변의 다른 별 보다

찬란한 빛이 나는구나.


너를 보러 갈 수 있는

별로 이루어진 길이 있다면

내 반짝임도 너에게 더해주러


"저 높은 밤하늘 네가 있는 곳에 한 걸음에 올라가 볼 텐데."


우주가 찍은 작은 쉼표

2018.xx.xx 그림 '우주공간 어딘가 우주비행사'

밤하늘에 별 하나가 떨어진다.

우리의 눈에는 긴 꼬리를 달고서

소원을 수집하는 별똥별이었으나

우주의 눈에는 아주 작은 쉼표 하나였으리라.


잠시 우리가 소원을 비는 찰나의 시간

우주는 그 짧은 시간을 쉬고 싶어

별 하나로 쉼표를 찍었나 보다.


"우주의 소원은 찰나의 휴식이었다."


별이 보고 싶은 밤


나는 여기 도시 속에서 별을 보고파

머리를 들어 하늘을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는 대체 어디에 있는지

또 언제쯤 볼 수 있는지

나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 봤지만

내가 원하던 별을 찾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어쩌면 또 다시 별을 찾지 못해도

이상할게 없던 그런 날 나는 별을 찾았다.


그 별은 깊은 밤, 높은 하늘에 뜨는

누군가의 별들과는 다르게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시간 내 앞에 뜨고는

밤이 되면 사라진다.


"그게 아마 내가 지금, 밤에게 먹혀 우울한 이유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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