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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동이맘 Aug 08. 2024

단 하나의 소원은 잠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게 침대와 한 몸이 되고 싶다

 우리 아들은 예민한 편이다. 내가 예민하니 내 새끼도 덩달아 예민한가 보다.

 특히, 소리에 예민한 편인데 이상한 것은 사람 목소리나 자연의 소리는 잘 듣지 못하는데 기계음에는 지나칠 정도로 예민함의 끝판왕이다.

 그중에서도 전기음이 싫은데 내 귀에만 너무 또렷이 들려서 전기장판을 두고 자는 것이 싫었다. 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러워 도저히 얼굴을 맞대고 잘 수가 없었다. 또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 놓는데 진동을 느껴서 확인을 하는 것이 아닌 진동소리로 알림 소리를 듣고 확인한다. 그런 '나'이니 내 아들이라고 별반 다른 곳이 있겠는가!

 세상에 들리는 모든 소리가 우리 아들은 무섭고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사소한 소리까지도 자지러지게 울었으니까!

 덕분에 만 2세까지 잘 때면 으레 자장가를 틀어주었다.

 반드시 자장가를 2시간~3시간을 내리 틀어줘야 했다. 잠을 자다가도 자장가가 들리지 않으면 여지없이 일어나서 우는데 환장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하나만 듣기 지루해 피아노, 동요, 팝송, ost 등 안 들어본 장르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들려주었다. 소리에 예민한 '나'이기에 자면서 무언가를 틀어놓고 잘 수가 없었는데 웬걸 피곤하니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이지도 않게 무조건 잘 수 있는 상황과 시간만 있다면 쓰러져서 잠을 청했다.


 '엄마'인 나는 매일 잠이 부족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은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기엔 어려운 환경이다.

 씻지도 먹지도 청소를 하기도 쉽지 않고 집안은 장난감과 기저귀로 어질러져있고 청소기를 돌린 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아이가 잘 때 비로소 집안일을 할 수 있어 쌓여있는 일거리를 하나씩 클리어하나 보면 어느새 아들은 깨어났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나'는 잠을 미친 듯이 잤는데...


 신랑은 뭐든 들어주겠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말을 해달라고 했을 때


"자고 싶어!"


 아이 백일쯤 펜션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내 바람은 단 하나 '잠'이었다.

 신랑은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했고 잠을 못 자서 귀신이 붙었나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잠'만 요구했다.

 신랑은 아들을 돌보면서 나와도 소통을 하길 원했지만,

 내 소통은 카톡이 전부, 직접적인 대화를 거부했다. 아니 신랑만 보면 아들을 던져주고 '잠'을 청했다.


 그런 나를 위해 신랑은 군말 없이 아들을 봐주었는데, 후회된다.

 그때 '잠'이 아닌 '가방'사달라고 할걸! 금목걸이 사달라고 할걸! 분명 사줬을 텐데... 아쉽다.


 지금이라도 다시 물어보면 군말 없이 '금팔찌 사줘~'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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