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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우모션 Nov 15. 2021

소나기

지호와 나의 포에지(poésie)

지호. 7




비가 와요

갑자기 비가 와서 놀랬어요

이건 소나기래요

주룩주룩 내리는 소나기

하늘이 까맣고 파래요

조금 더 가니까 소나기가 그쳤어요

해님이 나왔는데 또 소나기가 와요

이건 여우비래요

여우비도 금방 그칠 거예요





나. 7



맑은 가을 하늘이

갑자기 구름을 몰고 와

비를 쏟아내는구나

다행이지 우리 그래도 차 안에 있어서

피할 찰나도 없이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다 싶었다


그래도 너는 제법 놀랐나 보구나

그 비의 이름은 소나기라는 말에

창문을 두드리는 빗줄기에다가

가만히 손을 대고는

소나기가 와요

소곤거리는 네 목소리에 

작은 두려움이 섞여있었다


지호야 저 쪽의 파란 하늘을 보렴

눈앞의 까만 하늘과 성난 빗줄기에 갇히지 말고

구름 속 숨어있는 햇살을 찾고 기다리다 보면

소나기는 금방 그칠 거야

해님이 나와 그쳐야 하는 빗줄기가 

조금 더 내리더라도

그 비도 스쳐 지나갈 거야


그 어느 땐가

너 홀로

소나기를 만난다 해도

괜찮다

지나갈 거야 그러니

두려워말고 잠잠하렴

잊지만 않으면 돼

내리는 비는 꼭 그친다는 걸




지호는 소토스 증후군 진단을 받은 발달장애인입니다. 지호의 말에 저의 말을 더해 함께 씁니다.

https://brunch.co.kr/@tjfgml161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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