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와 나의 포에지(poésie)
지호. 7
비가 와요
갑자기 비가 와서 놀랬어요
이건 소나기래요
주룩주룩 내리는 소나기
하늘이 까맣고 파래요
조금 더 가니까 소나기가 그쳤어요
해님이 나왔는데 또 소나기가 와요
이건 여우비래요
여우비도 금방 그칠 거예요
나. 7
맑은 가을 하늘이
갑자기 구름을 몰고 와
비를 쏟아내는구나
다행이지 우리 그래도 차 안에 있어서
피할 찰나도 없이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다 싶었다
그래도 너는 제법 놀랐나 보구나
그 비의 이름은 소나기라는 말에
창문을 두드리는 빗줄기에다가
가만히 손을 대고는
소나기가 와요
소곤거리는 네 목소리에
작은 두려움이 섞여있었다
지호야 저 쪽의 파란 하늘을 보렴
눈앞의 까만 하늘과 성난 빗줄기에 갇히지 말고
구름 속 숨어있는 햇살을 찾고 기다리다 보면
소나기는 금방 그칠 거야
해님이 나와 그쳐야 하는 빗줄기가
조금 더 내리더라도
그 비도 스쳐 지나갈 거야
그 어느 땐가
너 홀로
소나기를 만난다 해도
괜찮다
지나갈 거야 그러니
두려워말고 잠잠하렴
잊지만 않으면 돼
내리는 비는 꼭 그친다는 걸
지호는 소토스 증후군 진단을 받은 발달장애인입니다. 지호의 말에 저의 말을 더해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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