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 6
머리가 아파요
속이 아파요
코가 나왔어요
코 닦아주세요
감기를 낫게 하려면
감기야~~ 나아라~~
소리쳐요
엄마랑 아빠랑 말해요
아프지 마
지호 안 아파요
나. 6
내 새끼가
아프구나
내 딸이
머리가 아프고 콧물이 흐르는구나
겨울이 온다고 설렘에 취해
네게 감기가 왔는지 몰랐어
날 때부터 약에 취했던
네 흐릿한 눈빛이
아직도 가시처럼 박혀있단다
그 무엇도 선명하지 않던 시절
그저 네가 우리 품에 빨리 안기기를
네게 이불을 덮어주고
내손으로 젖병을 물릴 수만 있다면
다시는 너를 아프게 하지 않겠다 다짐했었다
이제는 언제든 손 닿을 곳에 있지만
여전히 너는 또 아프고
엄마와 아빠는 무력하게
애만 태우는구나
아프고 쓰라린 곳을
스스로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너는
또 얼마나 애가 타니
아프게 낳아서
약하게 낳아서
엄마가 미안해
그럼에도 염치없이..
그저 지나가는 감기이기를
너의 외침에 감기가 싹 낫기를
아프지 마라 내 딸아
지호는 소토스 증후군 진단을 받은 발달장애인입니다. 지호의 말에 저의 말을 더해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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