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 5
뭐가 와요?
내 물음에
엄마가
첫눈이다 라고 했다
창밖에
첫눈이 펑펑 내린다
아빠랑 눈이 맞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눈이 오면
눈싸움도 하고 싶고
눈썰매도 타고 싶다
눈이 오면
하얀 생각이 난다
나. 5
이틀째 제법 내리는 가을비에
축축이 젖은 창밖이 그러려니 했던 아침
불 꺼진 작은 방에 서서
밖에 뭐가 와요?라고 묻는 너의 물음에
한껏 설렘이 묻어있어
창밖을 보기도 전에
첫눈인걸 알았지
단풍이 아직 붉고 노란데
바닥에 쓸지 못한 낙엽이 흐트러져있는데
그 모든 것 위로 눈이 쌓이는구나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는 길목에서
너는
제일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고
함께 하길 바라고
추억을 쌓길 고대하는
겨울에 태어난 아이 모습 그대로구나
너의 하얀 생각에
함께 예쁜 그림을 그려줄게
아니 네가 그려갈 그림에
힘껏 손뼉 쳐줄게
정말로
겨울이 왔어
지호는 소토스증후군 진단을 받은 발달장애인입니다. 지호의 말에 저의 말을 더해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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