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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우모션 Dec 14. 2021

안 무서운 호랑이

지호와 나의 포에지(poésie)

지호. 16





오누이네 집에 불이 켜져 있어요
호랑이가 어흥했어요
오누이가 사랑해라고 말했어요
호랑이도 어흥 안 하고 싶었어요
호랑이도 사랑해라고 말했어요
호랑이가 오누이를 안아주었어요
호랑이랑 오누이는 친구가 되었어요



나. 16




너만의 스토리 보드를 보며
엄마는 웃음이 터졌단다
그리고 그 뒤에 너의 깊은 시선을 느꼈지

우리는 모두 눈에 보이는 게 전부라 믿어
너는 보이지 않는 그 마음까지
그것까지가 전부라 믿고 있구나

지식이 가득한 듯 알은체 하지만
우린 아무것도 몰랐던 거야
세상이 부족하다 여기는 너만이
매서운 호랑이의 포효 속에서
사랑하고 싶은 간절함을
사랑받고 싶은 외로움을
보는 법을 알지

안고 사랑하며 친구가 되는
그 쉬운 길이
너에게 비록 어렵고 힘든 길이더라도
누군가
너와 같이 깊고 따듯한 눈을 가진 이가
네 눈빛을 품고 안아주어
나비와 꽃같이
달과 별같이
너와 우리같이
영원히 서로의 벗이 되기를
그러하므로 너를
좁디좁은 내 품 안에 놓는다


지호는 소토스 증후군 진단을 받은 발달장애인입니다. 지호의 말에 저의 말을 더해 함께 씁니다.

https://brunch.co.kr/@tjfgml161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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