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푼 비빔밥
마꼬는 3시간, 때론 2시간 간격으로 배고프다고 울었다. 낮이고 밤이고 가릴 것 없었다. 아직 낮이고 밤이고를 모르기 때문에 마꼬는 본능에 충실하게 행동했다.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신생아에게 그만큼 건강하단 신호는 없으니까.
마꼬는 모유와 분유를 모두 잘 먹었다. 아내가 제왕절개 수술을 하며 마꼬는 모유보다 분유를 먼저 접했다. 다음 날부터 아내가 모유를 먹이기 시작했는데, 모유가 부족하면 분유로 보충하는 식으로 혼합수유를 하게 됐다. 누가 페미니스트의 자식이 아니랄까 봐, 1개월 차의 마꼬는 공평하게 엄마의 모유를, 아빠의 분유를 먹으며 쑥쑥 컸다.
반면 나와 아내는 피곤에 찌들어갔다. 잠이 부족했다. 특히 모유수유를 결심한 아내는 수시로 마꼬에게 젖을 물리느라 선잠을 잤다. 수유 초기라서 젖도 잘 돌지 않았는데, 그때마다 아이는 신경질적으로 울었다. 때론 꺼이꺼이 목놓아 울다가 사레가 들려 기침을 하면서도 당최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서러웠던 것일까. 세상에 나온 것도 낯선데, 이제는 배고프다고 울어야 밥을 주니. 것도 배불리 주지도 않으니, 얼마나 서러울까. 하지만 아이가 안쓰러운 것과 별개로 잠이 쏟아졌다. 아이는 너무 예쁜데, 육아는 지옥이었다. 몸이 너무 피곤했다. 아이에게 틀어준 꿈나라 자장가 동요가 자꾸만 우리 부부를 재웠다.
잠시 눈 붙이고 일어나면 창문 너머로 어스름이 졌다. 또 밥할 시간이었다. 아내가 마꼬 밥을 챙기듯 나는 아내의 밥을 챙겨야 했다. 천근만근인 몸을 겨우 일으켜 주방으로 가는데, 아내가 피곤할 테니 간단하게 먹자고 했다. 기다렸던 바였다.
본가와 처가에서 보내준 반찬들을 양푼에 모조리 넣었다. 안 그래도 물려서 먹기 힘들던 판에 잘 됐다며 재료들을 마구 뒤섞었다. 젓가락으로 섞어야 재료들이 안 부서지게 섞인다는 걸 알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숟가락으로 박박 비볐다. 숟가락과 양푼이 경쾌하게 부딪히는 소리에 육아와 집안일 스트레스가 아주 잠시나마 날아가는 것 같았다.
영양 면에서 단백질이 부족해 보여 계란 프라이를 하고, 조기를 한 마리 구웠다. 어떻게 밥을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피곤했다. 우리 부부는 아무 말하지 않고 밥을 몸 안으로 마구 우겨넣었다.
배가 차니 이제야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마꼬를 씻기려고 보니 드디어 마꼬의 탯줄이 끊어졌다. 다른 아이들은 보통 조리원에서 탯줄이 떨어지는데 마꼬의 탯줄은 왜 그리 튼튼한지, 엄마와 그리도 떨어지기 싫었는지, 태어난 지 25일이 지나서야 안녕을 고했다. 우리 부부는 마꼬를 둥실둥실 껴안으며 춤을 췄다. 세상에 태어난 걸 한번 더 축하했다.
*저처럼 하면 곤란해져요!
-이미 반찬에 양념이 있는 상태이니, 고추장을 넣기 전에 꼭 한번 비벼서 맛을 보세요. 안 그러면 너무 짤 수 있거든요. 심심하면 고추장을 넣고, 간이 세면 밥을 더 넣어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