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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크 Aug 24. 2023

졸업하고 뭐 하지?

취준의 시작

나는 간절했다.
대기업에 가는 것은
단순한 목표가 아니었다. 

나의 꿈, 목적, 희망,
그리고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대학교 4학년 2학기. 졸업이 눈앞에 닥쳤다.

특별히 가고자 하는 방향이 없었던 나는, 3학년 여름방학부터 끊임없이 각종 인턴을 했다. 

“뭐든 하다 보면 하고 싶은 게 생기겠지!”라는 마음이었는데, 5개가 넘는 단기 인턴을 겪고 나서도 확신이나, 마음이 가는 것이 없었다. 정작 겪고 나니 혼란스러움만 한가득 차 올랐다.



어쩌면 애초부터 나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었다. 

초, 중, 고, 대 무려 16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눈앞에 있는, 손에 잡히는 그런 단기 목표들은 늘 있었다. 

뜀틀 한 개, 두 발자국 앞과 같은 그런 것들. 나의 작은 성장, 혹은 원동력이 확실히 되어주었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는,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거의 하고 살지 않았다. 

너무 멀리 있어 보였으니까. 

눈앞에 있는 걸 헤쳐 나가는 데에 바빴으니까.



장기간의 학업생활이 종료되는 순간이 다가오니, 처음으로 '아무도 답을 제시해 줄 수 없는 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대학교 졸업 후 무얼 해야 할지, 아무도 어드바이스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막연한 불안감이 불쑥 눈앞을 가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으니, 뭘 "하기 싫은지"를 나열해 보았다.


창업은 내가 너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중소기업은 나름 열심히 살아온 내가 가기에는 너무 작아 보였다.

스타트업에서는 뭔가를 주도적으로 해야 했다. 내가 아는 게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공기업은 시험 준비하는 걸 상상만 해도 못 견디게 싫었고,

공무원은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내게 두말할 것 없이 답답한 직업이었다.

해외인턴을 하며 국내에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나였기에 해외 취업 또한 옵션이 아니었다.

대학원은 문과생인 나에게 그저 도피처로 전락할 것 같았다.


결국 남은 옵션은 하나.

대기업에 가야겠다는 목표가 세워졌다.

이제 준비해서 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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