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뭘까?
6년.
결코 짧지 않았던 순간이었다.
살면서 처음 겪는 감정을 마주하며 나는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회사생활은 나의 전부였었다. 나의 근간이었다. 그래서 떠날 때가 됐는데도 선뜻 떠나 지지가 않았다.
이직 성공. 분명 가장 신나야 할 타이밍인데, 왜 그렇지 않을까. 오래 몸담은 곳을 떠나야 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일까? 아니면 새로운 곳에 가서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일까? 목표만 보고 달려오다 이루고 나니, 잠시 잃어버린 방향에 대한 혼란일까? 이다음은 뭘 해야 하지? 나는 불안했다. 불안한 것이 불안했다. 그럴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불안한지.
사람들과 작별인사를 할 때쯤이 되어서야 내 마음은 조금 진정이 됐다. 놀람, 덕담과 축하의 말,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는 이야기들. 업무로 진하게 엮여있던 사람들과 인사를 할 때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같이 몰고 가던 배에서 나 혼자 하차하는 느낌. 왠지 모를 미안함. 한 편으로는 뿌듯함도 있었다. 나, 이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들을 만큼, 꽤 잘해오고 있었구나.
그렇게 나는 이직에 성공한 7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전 직장에서 최선을 다했던 만큼 주어진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업종, 계열, 직무, 사무실, 팀, 사람들까지... 나의 삶은 180도 뒤바뀌었다. 멀리서 보면 같은 회사생활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내면은 또 많이 다른. 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 우리 삶처럼 말이다.
한 차례의 피벗과 함께 찾아온 긍정적인 삶의 변화들. 이 변화들을 지렛대 삼아 더 나은 삶,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나갈 것이다. 멋진 커리어우먼으로서의 성장을 스스로 기대하며, 내일의 출근을 기다려본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파이팅을 외쳐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