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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아이들은 왜 하루 종일 ‘왜?’라고 물어볼까?

아이의 "왜?"는 질문이 아니라 마음이다

by 지혜로운보라

"엄마, 왜?"

"왜 비가 내리는 거야?"

"옥수수는 왜 다시 못 붙여?"

"왜 내 이름은 ㅇㅇ이야?"


하루에도 수십 번.

아이들은 끝도 없이 '왜?'를 묻는다.

처음엔 답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내 입장에서 설명을 하곤 했다.

그런데 아이는 그 답에 다시 '왜'를 물었다.

아이가 원하는 답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왜 '왜'를 멈춘 걸까?


'왜?'는 아이들의 언어다

아이들은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먼저인 존재다.

그래서 계속해서 묻는다.


왜 언니는 울어?

왜 엄마는 화났어?

왜 나는 속상할까?


아이들은 그냥 자신이 느끼는 대로 묻는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정답을 원해서가 아니다.

자신의 느낌과 감각을 말로 표현해보고 싶은 것이다.

'왜?'는 그저 세상을 탐색하는 도구가 아니라,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아이의 질문에 "지금은 몰라도 돼.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알게 돼."라고 했다.

만약 내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냥 "궁금했구나.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아이의 마음을 묻고 싶다.


어른이 되면서 질문을 잃어버렸다

질문은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행동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사회에 적응하고,

정답이 먼저인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더 이상 묻지 않게 되어버렸다.

"이게 맞나?"라는 마음이 들면서도

"그냥 원래 다 그렇게 사는 거야." 하며 넘긴다.

무언가 느낌이 아닌 것 같아도, 그냥 당연하게 넘겨 버린다.

질문은 귀찮은 것이 되고,

의문은 곧 무지처럼 느껴져 피하곤 한다.

질문을 잃는 순간, 나도 잃는다.

아이의 "왜?"는 내가 잃어버린 질문하는 본능을 다시 깨웠다.


아이의 질문은 나를 멈추게 한다

엄마는 왜 맨날 바빠?

엄마는 왜 화났어?

엄마는 왜 맨날 힘들다고 해?


이런 질문을 들었을 때 멈춰졌다.

"엄마는 왜 화났어?"

"화 안 났어!"

"그럼 나보고 웃어봐!"

억지로 웃어 보였더니,

"한번 더 웃어봐."


아이의 눈에는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감정, 행동, 말투, 느낌이 다 보인다.

아이에게 숨길 수 없다.

아이는 나보다 더 나를 관찰하고, 내 눈치를 살핀다.

질문은 거울이다.

아이의 왜는, 결국 나에게 던져진 질문이었다.


질문하는 아이 옆에, 질문하는 어른으로

이제 아이가 "왜?"라고 물으면, 정답을 말하기보다는 같이 궁금해하려고 한다.

무심코 지나쳤더라도,

다시, 아이의 마음을 느껴보려고 한다.

"그러게, 왜 그럴까?"

"너는 어떻게 생각해?"

"같이 찾아볼까?"


질문을 함께 나누는 일은 관계를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든다.

질문하는 아이 옆에, 질문하는 어른으로 살고 싶다.

정답을 말하는 어른이 아니라 해답을 함께 나누는 어른이 되고 싶다.


질문은 결국,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연습이다.


오늘, 아이는 어떤 질문을 했나요?

그 질문 앞에서 멈춰 섰나요? 그냥 넘겼나요?

아이의 "왜?"는 우리가 원래 가지고 태어난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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