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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을 지키는 이유

대체 루틴이 뭔데?

by 희원다움

43년 만에 첫 아파트를 (대출로) 구입했다. 여태 변변한 집도 없이 떠돌던 딸네 집에 엄마가 구경을 오신다고 하니 남자친구는 몇 주 전부터 걱정이 태산인가 보다. 저녁은 어떻게 할지, 다음날 아침엔 뭘 먹을지, 접시는 충분한지 컵은 몇 개나 있는지...


나도 걱정이다...

주말 동안 손님을 치르려면 목표 쓰기랑 매일 올리는 쇼츠, 주마다 하나씩 올리는 영상은 어떻게 하지? 이것들은 일상을 지켜주는 나만의 의식이다. 주마다 올리는 영상을 제외하면 목표 쓰고 1분 내외의 쇼츠를 업로드하는 건 숨 쉬듯 매일 하는 것이므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키고 싶었다.

'루틴'이 대체 뭐길래? 저렇게까지 '의미를 두지?'생각할 수 있으니 네이버 사전적 정의를 짚고 넘어가 본다.


Routine

1.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

2. (지루한 일상 의) 틀, (판에 박힌 일상)

3. 정례적인

4. 일상적인, 보통의


1번부터 4번까지를 종합해 보면 루틴은 '매일 일정하게 정해진 규칙대로 행하는 판에 박힌 일상'이다. 하지만 나에게 루틴이란, 판에 박힌 일상의 조각을 모아 창조적인 행위를 만들게 하는 증폭제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어린 시절부터 루틴은 늘 있었다. 부모님에 의해, 학교 다닐 때는 학교에서 짜인 시간표대로 하루는 늘 루틴대로 흘러갔다. 다만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어지자 지속할 이유도 없어졌던 것뿐이다.


스스로 루틴을 만들어 지키기 시작한 건 나에 대한 정체성을 찾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첫 직장 퇴사 후 부모에게도 사회에도 소속되지 않았을 때, 온전히 나를 위한 규칙을 만들어 실행했던 것이 루틴의 시작이었다.

일반적으로 업무시간을 제외하면 하루는 내가 원하는 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새벽 독서, 목표 쓰기, 아침운동, 점심시간 쇼츠 촬영, 퇴근 후 영상편집, 글쓰기 혹은 저녁 운동>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나에게 잘 맞아 지속하고 싶은 것은 추가하고 반대의 것은 제거하며 원하는 일에 몰입하는 하루를 보낸다.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살고 있는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것, 바로 루틴을 실행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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