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시 알람이 울리면 고민이 시작된다. '겨울엔 1시간 더 잘까? 오늘은 영하 10도라는데 몸을 따뜻하게 데우고 눕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일어나면 양치질 후 미지근한 물 한 컵을 마시고 목표를 쓴다. 남은 시간에 독서를 하고 6시가 되면 홈트를 시작한다. 20~30분간 운동 후 출근을 하면 아침 루틴이 끝난다.
5시에 일어날까 말까 고민하는 것만 제외하면 모든 것들은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수행한다.수년간 직접 해보면서 셀프 검증 후 체화시켰기 때문이다.
체화되지 않은 새로운 루틴은 나에게 유익한지 확실한 증거가 생기면 지속한다. 영 흥미가 안 생기거나 별 효력이 없는 것들은 과감하게 쳐낸다. 아니면 집착하게 되어 마음이 힘들기 때문이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도 많이 해봤다. 새벽기상은 미국변호사 유튜브가 이슈였던 2019년(?) 한 달 해보고 포기했다. 그때는 평소처럼 새벽 1~2시에 자고 일어나는 시간만 당겨서 낮에 늘 피곤하고 몽롱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건 내 삶을 더 피곤하게 하는구나. 나랑 맞지 않는 루틴이야' 하고 중단했었다.
내 삶이 오랜 루틴으로 지속되는 걸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맨날 지키냐? 강박 생길 것 같아. 답답해. 사는 재미가 있긴 하니?' 예전엔 강박적으로 지키려고 했던 것도 있었다.
'남들이 다 하니까, 트렌드를 따르지 않으면 뒤쳐지는 거야! 무조건 해야 해!'이런 마음으로 따라 했던 것들은 진짜 강박적 사고를 하게 만들었다. 미라클모닝, 그림 그리기, 캘리그래피, 헬스, 필라테스 등 유행하던 것들을 한 번씩 건드려보고 나서야 나만의 기준이 세워졌다.
루틴을 만들고 지키는 것은 남에게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니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오롯이 내 것이 될 수 있는 것만 지키자.
2시간 일찍 자고, 새벽에 1시간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영상을 올리자 댓글이 달렸다. 어련히 알아서 조절했을까, 충고를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참 많다. '아휴... 참 오지랖은', 그래도 시간 내서 봐준 게 고마워 나이스하게 대답했다.
4년 전에는 루틴으로 만들지 못했지만 나에게 맞게 수정해 시험하는 중이다. 다행히 시간과 함께 마음도 유해져 '무조건 해야 돼!'가 아니라 '안되면 오늘은 어쩔 수 없고'라는 생각으로 체화시키는 중이다.
'영 아니면? 안 하면 된다! 루틴을 지키겠다고 죽을힘을 다할 필요는 없으니까.
이런 생각으로 수년간 지켜온 루틴이 하루의 뼈대를 세워주니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는 흔들림에도 무너지지 않는 일상이 유지된다. 단단한 골격이 있어 조금은 무모해 보이는 도전도 과감하게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