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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골드 Oct 30. 2022

[롤모델 인터뷰 4] 콘텐츠 사업가 신태순 대표

두 아이의 아빠 신태순 대표와 나눈 육아&콘텐츠 이야기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 저자 신태순
두 아들의 아빠 경력 8년 차




김수경: 신태순 대표님,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신태순: 저는 광고비에 의존하지 않고 덜 자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거나 매출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연구하는 콘텐츠 해커 신태순입니다. 자유도 있게 사업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연구하고 그것을 적용시켜 보는 기업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 가운데서 얻는 깨달음이나 경험, 지식들을 책이나 강의로 풀어내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간단히 말하자면,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마케팅하는 법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기존에 있던 것들을 더 잘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들을 계속 생각해내는 쪽으로 제 전문성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김수경: 아빠 경력은 몇 년 차세요? 큰 아이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신태순: 8년 차입니다.    

      

김수경: 이 일을 하신 지는 10년 넘으셨죠?     


신태순: 영업까지 치면 10년이 넘었고요. 그때부터 콘텐츠 마케팅 홈페이지 만들고 스트레이터 만들고 블로그 하고 마케팅하는 쪽으로는 이제 10년 정도가 되긴 한 거죠. 그때는 그걸 잘했다기보다는 그거밖에 없어서 했었어요.      

    

2020년, 게콘돈잘 북콘서트


김수경: 제가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에서 가장 좋아하는 파트이기도 한데요. 제일 마지막 챕터에 ‘어린 아들에게 배운 마케팅의 본질’이라는 글을 쓰셨잖아요. 가장 뒤에 배치한 이유가 있을까요?     


신태순: 아무래도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좀 적다고 생각했어요. 좀 억지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러운 영역이었죠. 그런데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여서 마지막에 실었는데, 제 책의 색깔을 제일 잘 드러내는 구절이기는 해요.     


그게 완전 기술적인 것도 아니고, 완전 영적인 것도 아니고, 또 뭐 완전 가정적인 것도 아닌 이 세 개가 잘 짬뽕된 그런 거죠. 그런 부분들이 제 특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부분 같아요.


왜냐하면 그런 특성을 공개하고 표현함으로써 나에게 연결되는 사람들이 달라지거든요. 그런 면들을 드러냄으로써 비슷한 가치를 공유한 분들과 만날 수 있어요.          




김수경: 그렇군요. 저는 그 부분이 굉장히 좋았고, 이 책을 커리어 메이킹 맘들에게 엄청 소개하고 다니는 이유 중 하나예요. 콘텐츠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삶을 직접 녹여내시는 분 중에 신태순 대표님을 가장 좋아해요. 그 부분을 과하지 않지만 항상 녹여내시는 지점들이 느껴져요.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도 그렇게 적혀 있잖아요.   

   

“출퇴근 없이 콘텐츠로 돈 버는 가정이 늘고 가정에서 따뜻하게 나눈 사랑이 그 주변과 다음 세대에 전파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 신태순 대표 인스타그램 소개글 -


책의 마지막 챕터에 좀 설명을 해주셨는데, 마케터로서 대표님의 일에 있어 육아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좀 더 자세하게 들어볼 수 있을까요?     


신태순: 그러니까 육아를 마케팅과 연결시킨다는 게 이전에도 보지 못했고 저의 주관적인 부분이 담긴 거라서 항상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일단은 고객에 대한 이해가 좀 높아진다고 생각을 해요.    

  

대부분 우리가 만나는 고객들은 성인인데, 이 사람들을 성인으로 바라보고 마케팅을 하거나 대화를 하면은 뭔가 틀어질 때가 있어요. 계속 이해 안 되는 포인트도 있고요. ‘아니, 어떻게 다 큰 사람인데 이럴 수가 있어!’ 혹은 ‘이 사람이 왜 말이 달라’ 이런 요인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은 늘 그렇잖아요. 아이는 유치원 가기 전 다르고 나갈 때 다르고요. 아이가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근데 심리 공부 한 걸 생각해보면, 우리 안에 내면 아이라든가 이런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겉모습 성인이지만 사실 그 속에는 다 아이들이 있거든요. 이걸 ‘미성숙’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특정 영역이 각자가 가진 어떤 상처에 의해서 어떤 시점에 머물러 있는 건데, 고객을 바라볼 때 아이로서 받아들이게 되면 퍼즐이 맞아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우리 모두에게는 내면에 아이가 존재한다’라는 관점으로 본다면 이해되는 것이 많아요.      


그런데 이런 것을 성인한테만 계속 테스트를 하면서 대응하다 보면 나도 화가 많이 쌓이고 힘들 텐데, 어쨌든 내 사랑하는 아이들, 너무나 예쁜 아이들이 하는 행동에서 이해할 수 있는 연습이 충분히 되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마음을 고객에게 투사를 시킬 수가 있는 거죠. 그러면 억지로 ‘그렇게 봐야지, 봐야지’가 아니라 실제로 그 마음이 그대로 옮겨가는 거죠. 그러다 보니 상대에 대해서 좀 더 이해가 되고 아이한테 얘기하듯 쉽게 얘기할 수 있게 돼요.      


고객을 대할 때, 콘텐츠를 만들 때, 아이를 대하듯 하라는 말을 하는데, 이미 시행착오를 아이를 통해서 다 겪는 거죠. 그래서 아이가 저의 스승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아이들은 아빠인 나에게 그런 고차원적인 시행착오를 다 겪게끔 만들어주고 고도화시켜주잖아요. 아이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죠. 그런 깨달음을 주면서 그렇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내 아이밖에 없잖아요. 어른은 이미 때가 많이 묻었고 상처도 많아 굳어 있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아이 같은 경우에는 지금이 아니면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마음이 다칠 수도 있겠지만, 아이와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기가 한정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렇게 맑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금 시기가 미래에 10년 20년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하면서 제가 악착같이 유치원 등원 때 버스 타고 같이 가요. 그냥 차 태워서 보내도 되는데 굳이 그 시간에 같이 가면서 대화를 하고, 또 굳이 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아이랑 대화하고, 굳이 침대에서 대화를 하는 이유가 있는 거죠.        




김수경: 특정한 어떤 것이라기보다 육아를 하는 매 순간순간이 대표님에게 영감이기도 하고 인사이트를 주는 것 같아요.      


신태순: 이게 두루뭉술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깊이 들어가서 보면 훨씬 디테일한 깨달음들은 사실 많이 있어요. 아이랑 밀당을 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아이한테 해라 해라 하면 안 하거든요. 나가자 나가자 이러면 안 해요. 근데 “응 아빠가 먼저 나갈게. 이제 나오지 마.” 이러면 또 궁금해서 나오잖아요. 호기심 때문에요.     

이런 것들이 고객들을 설득할 때 포인트가 될 수 있어요. 아이가 누워가지고 옷을 입지 않고 있는데 일으켜 세우려고 말로만 계속하면 어떻게 되나요? ‘옷 입어. 옷 입어야지.’라며 잔소리가 되는데, 아이는 듣기 싫고 서로의 감정은 상하게 되지요. 가장 쉬운 방법은 사실 아이에게 다가가서 손을 잡고 아빠랑 같이 입을 옷을 고르면 되는 거거든요. 다가가서 손을 잡는 것. 그러면 바로 해결이 되는 문제예요. 그런데 멀리서 그냥 떠들기만 한다면 일은 해결되지 않고 서로 힘들죠.      


이런 것들을 마케팅에 적용한다면, 쉽게 방법을 찾을 수 있어요. ‘지금 여기까지 고객이 건너오기가 힘들다면 내가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볼 수가 있죠. 예를 들면 ‘지금 1만 원짜리를 사세요!’라고 하지 말고 미리 볼 수 있는 정보를 던져주는 것, 이런 게 사실 더 가까이 가서 손을 내미는 행위가 돼요. 고객이 더 쉽게 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직접 다가가서 ‘혹시 관심 있으시면 이거 받아보실래요?’라고 이야기하는 것. 이런 것들이 육아에서 했듯이 고객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는 행위로 비유할 수가 있죠.


그러니까 그냥 단순히 육아에서 마케팅에 적용될만한 뭔가를 찾으려고 한다는 개념을 넘어서 거의 모든 영역에 관여가 되어 있어요. 아주 깊게 말이죠.         

 



김수경: 정말 공감합니다. 대표님은 마케팅하는 일을 하시면서 육아에서 그런 인사이트를 얻는데, 다른 영역에 있어서도 육아가 그런 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신태순: 사실은 인생 전반에 다 영향을 미치죠. 정말로 '인생 전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 아이가 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냥 ‘선물’ 정도의 개념을 넘어서요. 예를 들어, 우리가 어른이 되고 나서 누군가의 눈을 오랫동안 마주쳐본 적이 잘 없잖아요. 어색하고 어려워요. 그런데 아이랑은 그게 돼요. 어른과는 하기 힘든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사회에 나와 사업을 하다 보면 인간적인 순수성을 계속 잃어가고 중심을 잃어가기 쉬운데, 아이와의 눈 마주침 한 번으로 내 순수성을 순식간에 잡아준다는 것은 사실 마법처럼 느껴질 정도예요. 어떤 일을 선택하는 데 있어, 멋있는 기준들 많잖아요. 이거 하면 돈이 되고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등의 기준들이요. 그런데 저는 그런 것보다 제일 강력한 게 우리 자녀, 다음 세대 내 아들이 살 때 좀 더 편하게 혹은 더 행복하게, 더 떳떳하게 살게 되면 좋겠다는 기준으로 생각해요. 그러면 모든 중심이 바로 잡혀요.      


그런 기준을 가지고 결정하면, 인생에서 모든 선택을 심플하고 명료하게 할 수 있어요. 스스로 자기 최면도 하고 내면 아이를 돌보는 것도 아주 중요한 세션이지만, 내 앞에 있는 내 분신과 같은 아이한테 내 부모가 했듯이 하지 않고 내가 새로운 선택을 하는 것, 그것이 상처 치유에 있어서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해요.           


김수경: 맞아요. 그런 선택들이 가계도를 바꾸는 일을 하는 거죠.    

 

신태순: 그러면 나는 그 순간 아이한테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 어린 시절 나를 용서해 주고 한 번 뛰어넘는 거니까 거기서 오는 희열이나 치유 성장의 느낌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죠.      

    



김수경. 지금까지는 육아가 대표님의 ‘일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들어봤는데요. 아이들 입장에서도 콘텐츠 마케팅을 하는 아빠(그것이 꼭 콘텐츠 마케팅이 아니라도 육아의 영향을 받아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아빠)와 같이 성장하는 아이가 아빠로부터 받는 영향을 느끼는 게 있으신지 궁금해요.     


신태순: 저는 분명히 다르게 자라고 있다고 느껴져요. 아이는 무조건 부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죠. 저희 부부는 직접 노동력을 태워서 노동 자체가 돈이 된다기보다는 ‘노동력X콘텐츠’로 인해서 곱하기되는 생산성을 가지고 오는 쪽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같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면서도 우리가 들이는 노력 자체는 좀 덜하다 보니까 스트레스받는 경우도 적고, 아무래도 여유가 좀 더 있죠. 금전적인 여유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요. 그런 모습을 아이는 보고 자랄 텐데 저는 그렇게 자라지 않았거든요. 제가 어릴 적, 부모님이 맞벌이하셔서 항상 집에 사람이 없었어요. 내 부모님은 밖에 있는 존재였지 내 곁에서 뭘 하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지금 저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술도 잘 먹지 않으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요.     


우리 아들이 ‘우리 아빠는 이런 사람’이라고 언젠가 떠올릴 때, 제가 어렸을 때 아빠를 그렸던 모습이랑은 완전 다를 거예요. 저희 아버지는 항상 술에 취해서 들어오시는 분이고, 우리가 잘 때 들어오시는 분이었거든요.    


저희 아들들에게 ‘아빠란, 같이 유치원을 가고, 항상 같이 놀러 가고, 술 마시지 않고, 늘 같이 저녁을 먹는 그런 사람이에요. 이런 기반에는 사실 콘텐츠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인 거죠.   

   

그럼 그걸로 인해서 아이들에게 새로운 상(像)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지금 우리 세대의 사람은 다 ‘밖에 가서 열심히 일하고 와야지 돈을 번다’라는 상이 항상 심어져 있고, 그래서 좋은 대학을 가거나 좋은 거기에 이제 상이 거기에 따라가는 거잖아요. 시대가 변했는데 계속 그걸 쫓아가다 보니까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상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사실 대다수거든요. 그러면 다음 세대 역시 그걸 따라갈 확률이 높아지죠. 다음 세대는 세상이 더 많이 변해 있을 텐데 말이죠.     


저도 사업을 하다 보니 뭔가 앞서서 선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안 되는 걸 되게 만들거나 혁신을 일으키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아요. 또 저도 그런 혁신을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 아이랑 대화 나누는 것에 있어서도 한계를 두지 않아요. 그런 모습이 분명히 아이들에게 전달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성적이나 공부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내 아이의 감정적인 즐거움이라든가 놀이적인 부분에 초점을 둘 수 있게 되겠죠. 아이들한테는 자기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런 부분들이 전달되고 있는 것 같아요.

         

김수경: 맞아요. 너무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여전히 그 세대를 따라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도 너무 공감이 되고요. 부부가 같은 마음으로 일과 가정을 꾸려간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네요.




김수경: 다음 질문입니다. 아빠라서 좋은 점 베스트 3을 꼽아주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아빠가 아닌 사람은 도저히 알 수 없는 그런 좋은 점이요.     


신태순: 앞서 이야기한 것들 외에도 더 말해보자면, 가장 먼저는 똥기저귀를 내가 갈 수 있다는 것이에요. 똥 싸는 아이를 매일 맨손으로 씻겨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빠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경험인 것 같아요. 저는 그것을 할 때마다 자부심을 느껴요.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앞으로도 경험하기 힘든 일이기도 하고, 누가 봤을 때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죠. 어려운 일도, 낮은 일도 아니지만 이런 걸 할 때면 엄청 벅차고 감동스러운 기분이에요.     


이 신기한 감정이잖아요. 똥을 치우면서도 이렇게 뿌듯해하고 기분 좋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빠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거라서 참 좋아요.     

 

제가 아빠로서의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빠로서 좋은 또 한 가지는, 아이의 ‘아빠’ 소리의 변화를 마주할 수 있다는 거예요. 두 살짜리 아들이 이제 “아빠”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아이만의 그 특유의 톤이 있잖아요. 발음도 잘 안되는데 ‘아빠’라고 부를 때랑 점점 커가면서 그 단어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을 볼 수 있는 그런 것들도 정말 기쁜 순간들이에요.      


성인이 되고 나면 우리는 대게 성장을 멈추잖아요. 그 시간이 가는 줄 몰라요. 우리 몸만 관찰해서는 ‘매일매일 시간이 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갖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아이를 보면 매일매일 금방금방 크니까 시간이 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또한 아빠라서 좋은 점이라 생각해요.          

김수경: 말씀해주신 아빠라서 좋은 점, 정말 공감합니다. 엄마라서 좋은 점과도 통하네요.     




김수경: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콘텐츠 사업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제가 시작할 때, 4년 전과 비교해도 지금 훨씬 더 사람들이 궁금해하거나 실행하고 있더라고요. 아이 키우는 엄마들도 반응이 예전과 좀 달라요. 이미 왜 해야 되는지 알고 있고, 그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충분히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렇게 아이 키우면서 콘텐츠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지금 80-90년대생 엄마 아빠들에게 10년 넘게 콘텐츠 마케팅 일을 해오시면서, 또 8년의 아빠 경력을 가진 선배 부모로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신태순: 다들 많이 조급하신 것 같아요. 빨리 돈 벌고 싶어 하고요. 그런데 그것도 너무 이해가 되는 게 어쨌든 우리는 지금까지 어떤 리더들의 말에 이끌려 계속해서 의사결정을 해왔잖아요. 그게 과거에는 우리 부모님이나 선생님이었고, 지금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리더들이고요. ‘여기 학과 가면은 돈 많이 번대.’ ‘여기 취직하면 잘 살 수 있대.’ 이런 메시지에 반응해서 당장 앞만 보고 계속 달려왔잖아요.


문제는 그렇게 했는데도 원하는 삶이 안 그려졌으니까 마음은 더 조급하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 정말 다르게 살기 위해서는 사실 우리는 다른 판단을 해야 해요. 이제는 내가 선택을 할 때 그런 식으로 단기적인 선택이나 남에 의한 판단을 하면 안 돼요. 그러나 여전히 지금도 리더라고 불리는 사람들,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빨리 돈 벌 수 있고 빨리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말을 따라 결정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런 결정에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의식과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가지고 나서 그렇게 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 단순히 ‘쉽고 빠르게 돈 벌 수 있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환상을 품고 막연하게 결정해버리는 걸 보게 돼요. 그리고 현실에 대한 인지 없이 그냥 환상에만 빠져서 그렇게 조급한 마음을 갖게 되면, 이 방식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가지게 될 수 있어요. 우리가 과거 대학에 공부에 치중했던 것들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꼈듯이 말이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어요. 콘텐츠로 돈을 버는 것이 정말 수월하게 자기 노동력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는데, 장기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빨리 성과를 내야 해. 빨리 돈을 벌어야 해.’라고 조급해하면서 콘텐츠 사업의 겉핥기만 하다가 ‘이것도 아니네’라며 빠르게 지치고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워요. 진정 콘텐츠 사업의 매력을 경험하지도 못하고 말이죠.


이 일은 사실 진득하게 시간을 투자했을 때만 성과가 나오는 영역이기 때문에 기회가 있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아무나 그렇게 못하니까요. 육아를 하면서 우리가 느끼는 것과 정말 비슷한 것 같아요. 우리가 아이를 매일매일 키우다가 한 1년 지나면 훅 커져 있잖아요. 매일매일 볼 때는 또 그냥 내가 아는 애였는데 어느 날 보면 확 커 있고 말이죠. 그렇듯이 콘텐츠 사업을 하는 것도 사실 매일매일 그렇게 티는 잘 나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게 1년 2년 지났을 때 확 달라져 있거든요.      


EFT 투자 같은 장기 투자처럼, 처음에 단기로 투자할 때는 잔액이 올라가는지 모르는데 이게 오랫동안 쌓이면 나중에 1~2%로 올라가더라도 확 잔액이 달라지게 되잖아요. 그 시간 투자가 꼭 필요한데, 우리는 계속 옛날에 과거의 시간을 자꾸 날려 먹었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시간이 아깝기 때문에 지금 빨리 해야 된다고 조급함을 느껴요.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야 되는 거죠. 우리는 그 시간을 알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제대로 시간 투자를 제대로 해야 된다’라는 결정을 하는 게 올바른 판단이에요.      


저는 부모로서 우리가 육아를 하면서 해야 될 것은 아이가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기기 위해서 혹은 뒤집기 위해서 걷기 위해서 하는 그 노력들을 우리는 매번 응원하고 기다려주고 이렇게 하잖아요. 막 서려고 하는데 ‘빨리 하라’며 조급해하고 이러지는 않죠. 걸을 때 되면 걷는 거니까.


우리 콘텐츠로 돈 벌려고 투자하는데 필요한 기다림이나 인내심을 가지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배우게 돼요. 자기 자신에게 더 독려를 해줘야 해요. 아이가 중심을 잡아주는 거죠. 안 그러면 계속 주변에 있는 그 ‘빨리 가라. 그런 거 안 하면 지금 뒤처지는 거다’는 큰 목소리들에 흔들릴 수 있어요. 저는 그런 게 솔직히 너무 아쉽고 슬프고 화가 나기도 해요.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 계속 그런 말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채찍질하고 뒤처지게 만드는 것 같아서요.

          



김수경: 대표님이 말씀하신 조급함에 대해 저도 많이 느껴봤고, 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너무 이해가 됩니다.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이 순간을 즐기며 꾸준히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네요. 마지막으로 커리어 메이킹 맘에게 추천해주실 책이 있을까요?      


신태순: 저는 개인적으로 간다 마사노리와 조 바이테일이라는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마케팅적인 영역도 있지만 영성적인 부분까지 언급을 하는 사람들이라서 이 분들 책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을 사람들이 소화하기 쉽게끔 제가 책을 썼기 때문에 제 책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와 <오프라인 사업만 10년 한 39세 김 사장은 어떻게 콘텐츠 부자가 됐을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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