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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MDJAI Nov 17. 2019

우리는 누구보다 인공지능을 잘 알고 있다

코딩이 아니라 확률과 계획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냐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로봇과 관련된 답을 한다. 아마도 인간의 소리를 모방하는 기계음, 인간의 동작을 따라 하는 삐걱거리거나 절제된 움직임의 로봇들이 오랜 시간 동안 만화나 이야기에서 다양한 형태로 묘사되어 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은 로봇과 다른 여러 가지 형태로 항상 우리 곁에 존재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폰이 전송하는 사진, 영상, 소리, 문자 등이 모두 인공지능을 거쳐서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된 후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다. 인공지능의 기술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편리한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그러나, 결과물까지 도달하기 위해 인공지능이 수행하는 과정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은 접근할 수 없는 다른 영역이라고 여겨지곤 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생각, 감각, 행동 등을 본떠서 만들어졌고, 인공지능의 원리는 우리 인간에게 더 직관적이다. 생각하기, 계획하기, 그리고 행동하기. 이 과정은 1초도 걸리지 않을 수도 있고, 1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재밌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인간의 감각과 행동을 통제하는 뇌와 신경을 본떠서 개념화된 인공지능의 기술을 통해 인간의 뇌를 연구한다는 것이다. 처음 인공지능에 대해 배울 때, 계산 신경과학이라는 생물학의 한 부분이어야 할 것 같은 과목이 컴퓨터과학의 한 과목으로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 이 과목은 뇌의 생물학적인 구조와 기능을 공부하는 부분과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 방법의 연구로 구성되었는데, 이 과목의 기말고사가 다가왔을 때 즈음 뇌와 인공지능의 관계가 정리되었다. 뇌의 구조를 연구하는 것이 인공지능의 전반적인 형태를 빚었고, 뇌가 감각을 통한 외부 자극을 감지하고 인간의 행동으로 반응하게 하는 신호를 컴퓨터과학에서 정의하는 알고리즘으로 생각한다면, 뇌가 사람을 움직이는 것과 인공지능이 컴퓨터를 작동하게 하는 것 사이의 많은 유사성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인간이 느끼는 외부 자극에 따른 행동 반응을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 위해서 짧고 명료한 신호가 오고 가야 할 것이다. 외부 자극의 신호 형태로 뇌에 도달할 것이고, 뇌는 반응해야 할 몸의 부분에 신호를 보낼 것이다. 즉, 외부 자극을 받으면 사람은 반응하는 것이다. 비슷하게 아주 빠른 속도로 작업을 수행하는 컴퓨터도 짧고 명료한 명령을 내부에서 주고받을 것이다.      

     컴퓨터 내부에서 내려지는 단순화된 명령은 이런 규칙들을 따를지도 모른다. 첫 번째, 명령어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에 들어오면, 그 명령어는 저장된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장치에 저장된 명령어를 보낸다. 명령어가 들어오면 컴퓨터가 작업을 수행하는 것도 이러한 과정을 극도로 짧은 시간 안에 끝내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같이 감각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한다. 이 모든 과정들은 반응과 행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인공지능과 컴퓨터가 수행하는 과정은 상당히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인간으로 살다가 인공지능처럼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울 수는 있다. 그 간극을 메꾸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전공분야에 상관없이 프로그래밍을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그래밍은 하나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 중 하나일 뿐, 인공지능을 이해하기 위해서 배워야 하는 것은 프로그래밍이 아니다. 예측할 수 없는 요소들로 이루어진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설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관련성이 없어 보일 수는 있지만, 철학은 인공지능의 개념을 설립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전공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이 확립한 철학 이론들은 한 번에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인간의 이성적인 사고에 대한 철학적인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많은 논리를 확립했다. 인간처럼 생각하기의 개념이 세워진 것도 이러한 철학자들의 노력 덕분이었을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심리학의 수많은 이론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실험들이 시행되었다. 철학자들이 생각한 인간처럼 생각하기와 심리학자들이 정의한 인간처럼 행동하기 등이 여러 방향으로 연구되면서, 인간의 이성과 행동에 관련된 많은 것들이 설명될 수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인간이 인간에 대해서 잘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인간에 대해서 잘 알게 되면서, 사람들은 20 세기 중반을 넘어가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개념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논리학자인 앨런 튜링(Alan Turing)이나 알론조 처치(Alonzo Church) 등이 인공지능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의 기반이 되는 다양한 논리 이론들을 연구하고 개발했다. 인문과 사회과학의 인간과 계산적 논리의 인공지능이 맞닿으면서, 스마트폰을 개발 등을 이끌어 나가는 인공지능이 완성된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인간의 감각과 행동은 인문, 사회과학적 그리고 생리학적인 상황에 따라 발현되지만, 인간의 행동반경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무수히 많은 생각을 따라서 우연과 필연이 섞인 채로 나타나는 인간의 행동을 인공지능이 예상하게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인공지능 및 기계를 배우게 한다. 인공지능도 처음 보는 사람의 행동을 한 번에 예상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이 사람의 행동을 한 달 동안 꾸준히 관찰하고 예측하게 한다면, 예측률이 더 올라갈 것이다. 오늘도 이성적 논리의 인공지능은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인문과 사회과학의 인간을 확률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학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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